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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째 전 사원이 극기훈련하는 크레텍 최영수 회장 "팀워크와 도전정신으로 불황에도 매출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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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준 기자 ] 지난 19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내연산 등산로 입구에 500명 정도의 사람이 몰려들었다. 20대 젊은이부터 50~60대 중장년층까지 연령층은 다양했다. 이들은 한꺼번에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내연산에서 출발해 문경 주흘산, 봉화 청량산, 철원 명성산 등 약 20㎞ 거리를 무박으로 야간 산행을 시작하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산악 동호회 회원이 아니다. 국내 최대 산업공구 유통기업인 크레텍 직원들이다. 신입사원부터 최영수 회장(사진)까지 모든 임직원이 함께하는 극기훈련에 참여한 것. 10시간을 손전등과 동료에게 의지해 행군하는 부대처럼 산을 넘고 해수욕장과 강 등에서 래프팅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극기훈련은 벌써 30년째 이어오고 있다. 전 임직원이 극기훈련을 하는 것은 창업자 최 회장의 철학 때문이다. 최 회장은 1971년 자전거에 공구를 싣고 다니며 파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극기정신으로 국내 최대 산업공구 유통기업을 일궜다. 올해 예상 매출은 4000억원. 공구상은 직원 30명을 넘길 수 없다는 통념을 깨고 직원 600여명의 회사로 키워냈다.

체계화되지 않은 산업공구를 분류해 12만가지 공구 정보가 담긴 카탈로그를 발행했다. 업계 최초로 표준가격제와 바코드 시스템 도입, 전자주문 및 제품 정보 디지털화까지 모두 최 회장이 이룬 성과다. 그 결과 2009년 우수자본재개발 유공기업, 2011년 국가품질상 등을 받았다. 최 회장은 항상 “몸과 마음을 극복한다면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다”고 말한다. 사업의 핵심 노하우인 극기정신을 임직원에게 심어주고 싶어 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불황에도 크레텍 매출이 줄어든 해가 한 번도 없던 것도 극기훈련의 결과라고 최 회장은 생각한다. 최 회장은 “훈련을 통한 팀워크와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어려운 상황을 헤쳐왔다”고 했다.

직원들도 비슷한 생각이다. 20회 넘게 극기훈련에 참여한 이명숙 해외마케팅팀 차장은 “몸은 힘들지만 성취 후 보람을 느끼며 스스로 많이 성장한 것 같다”며 “우리 삶 자체가 ‘극기’라 생각한다. 동료와 함께 훈련을 이겨내면서 어떤 어려움도 감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이런 생각을 한 것은 아니다. 올해 두 번째 극기훈련에 참여한 이대훈 계장은 “숨이 턱에 차오를 때는 애사심이 싹 사라지고 원망만 들었다. 그러나 산행을 모두 끝내고 나니 두려움이 사라지고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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