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경남지역 실업률 3.6%
1999년 이후 가장 높아
실업 해소 등 3000억 지원
남부내륙철도 착공도 추진
[ 김해연 기자 ] 조선·해운 구조조정 여파로 조선소 밀집지역인 경남이 위기에 처했다. 지역 실업률은 199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비스업생산과 소매판매 증가세도 둔화하고 있다. 미래를 낙관할 수 없는 ‘시계(視界) 제로(0)’인 상황. 경상남도가 지역 경제 살리기에 행정력을 집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조선업 구조조정 여파 현실로
조선업계 구조조정 여파로 지난달 경남 지역 실업률은 3.6%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포인트 상승했다.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울산에 이어 두 번째 큰 상승 폭이다. 경남은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본사가 거제에 있는 등 울산과 함께 대표적인 조선업 밀집지역이다.
같은 시기 전국 실업률이 지난해보다 0.2%포인트 하락한 3.5%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경남 실업률은 역주행한 셈이다. 7월 기준으로 보면 경남 실업률은 1999년 5.3%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구조조정 논의가 본격화한 4월 이후 경남 실업률은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5월과 6월 경남 실업률은 각각 1.2%포인트, 1.0%포인트 올라 2개월 연속 전국에서 가장 많이 뛰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2분기 시·도 서비스업생산 및 소매판매 동향’에도 경남의 부진은 그대로 나타난다. 경남 지역 소매판매는 1년 전보다 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국 16개 시·도 평균 증가율인 6.0%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경남 지역은 16개 시·도 중 유일하게 1%대에 머물렀다.
통계청 관계자는 “조선·해운산업 침체로 선박 물량이 줄면서 경남의 건축·기술·엔지니어링업종 부진이 서비스업생산과 소비심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역 경제 살리기 행정력 집중
경상남도는 우선 위기에 처한 조선·해양산업을 살리기 위해 총 2965억원을 지원한다. 구조조정에 따른 대량 실업과 지역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단기 12개 과제와 중·장기 4개 등 총 16개 과제를 추진한다. 단기 대책으로 12개 사업에 총 1181억원을, 중·장기 대책 4개 사업에 1784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지역 경제 살리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에도 주력한다. 경상남도는 올해 말까지 일자리 9만3000개 만들기를 목표로 제시했다. 경남의 대표 일자리 정책으로 자리한 ‘경남형 기업트랙’과 고교생 취업 정책인 ‘하이트랙’ 등을 통해 청년 일자리 7000여개를 만들고,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형 일자리 5만7700개를 확보할 계획이다. 다행히 경상남도는 지난 6월 1조3488억원의 빚을 행정개혁과 재정개혁을 통해 갚았다. 튼튼한 재정력을 바탕으로 일자리 창출과 신성장동력 산업 육성에 필요한 토대를 마련한 셈이다.
경상남도는 큰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해 지역 경제 파급 효과의 속도를 내기로 했다. 서부대개발이 핵심 사업이다.
남부내륙철도 착공, 항공우주산업 클러스터 조성, 항노화산업 육성, 혁신도시 활성화 등을 추진한다. 국토교통부의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된 남부내륙철도 건설도 4조744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하는 국토균형발전 사업인 만큼 ‘조기 건설’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김해신공항 후속대책으로 저비용항공사(LCC) 설립도 추진한다. 1000억원의 자본금 중 경상남도가 10%를 출자하고, 90%는 영남권 5개 시·도 상공회의소를 중심으로 한 기업과 국내외 항공사, 금융회사 등이 출자하도록 할 방침이다. 내년 12월 운항이 목표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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