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탱크 '여시재' 이사장 맡은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여시재 18일 공식 출범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 사재출연
'통일한국' 등 3대 정책 연구…10월에 동북아 국제포럼 개최
[ 안재광 기자 ]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싱크탱크 ‘여시재(與時齋)’가 공식 출범했다. 새로운 동북아와 세계질서, 통일 한국, 도시의 시대 등 3대 주제를 중심으로 정책 연구를 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이 스스로 앞날을 개척하고 세계에 화두를 던질 수 있도록 ‘솔루션 탱크’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념적인 논쟁거리를 생산하는 대신 실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 실증적 연구물을 내놓을 예정이다.
여시재 초대 이사장을 맡은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사진)는 18일 서울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낡은 이데올로기적 논쟁을 배제하고 편견 없이 모은 지혜로 미래 컨센서스를 만들고자 한다”며 여시재의 공식 출범을 선언했다.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이 여시재에 함께 모여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광장’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이 이사장의 구상이다. 그는 “한국에 필요한 사회 혁신 과제를 찾고 이를 구체적 제안으로 풀어내겠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중국을 비롯한 동북아가 세상의 중심이 됐기 때문에 이 변화를 이끌 리더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게 시급하다”며 “다음 세대 리더들이 만나서 교류하고 지혜를 나눴으면 한다”고 말했다. 여시재는 이를 위해 오는 10월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동북아 주요국과 미국 지도자들을 초청해 ‘동북아 국제포럼’을 열 예정이다. ‘동북아 리더십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통일 한국도 주요하게 다뤄질 주제다. 이 이사장은 “분단이 점점 고착화하는 상황에서 강대국에 의존하지 않고 반전할 힘을 스스로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도시에 대한 연구도 하겠다”고 말했다. ‘지금처럼 대도시만 만들어내선 인류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신문명 미래 도시의 모델을 그려내고, 혁신적 도시 경영에 대한 방법론도 연구할 예정이다. 도시 간 협력 모델도 제시하기로 했다.
거대 담론만 연구하는 게 아니라 변화를 이끌어낼 기술 발굴에도 나선다. 여시재의 이사진으로 참여한 김도연 포스텍 총장은 “내년 초 젊은 과학 기술자들의 연구를 지원하는 경진대회 C프로젝트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C프로젝트’는 미래 컨센서스(consensus), 챌린징(challenging), 케어(care)의 약자다. 김 총장은 “처음엔 적게 지원한 뒤 가능성이 보이면 지원금을 확 늘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여시재는 조 회장이 ‘산업 사회 문명을 넘어선 미래 신문명을 창조하고 싶다’는 뜻을 이루기 위해 설립한 독립 연구재단이다. 재단의 독립성을 위해 조 회장은 이사진에서 빠졌다. 이 이사장을 비롯해 김현종 전 유엔 대사, 안대희 전 대법관, 이공현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 박병엽 팬택 창업자, 정창영 삼성언론재단 이사장, 이재술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대표 등이 이사진으로 참여했다.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운영 담당 부원장을, 조정훈 전 세계은행 우즈베키스탄 지역 대표가 대외 담당 부원장을 맡았다. 재원은 조 회장이 출연한 한샘 보유주식이다. 조 회장은 작년 3월 1000억원 상당의 한샘 주식 60만주를 한샘드뷰연구재단에 증여했다. 앞으로 200만주의 주식을 추가로 출연할 예정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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