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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차관 '국회 특위 스트레스'…"불려 다니느라 일 못할 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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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는 요즘…

다른 일 미루고 참석해도
기본적 응답에 시간 허비



[ 김재후 기자 ] 경제부처 장·차관들이 ‘국회 특별위원회(특위)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20대 국회 들어 새로 생긴 각종 특위가 바쁜 장·차관들을 수시로 불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부름을 거역할 수 없어 다른 일정을 취소하고 참석하면 기본적인 질의응답으로 시간을 다 허비한다”(모 경제부처 장관)는 게 관료들 불만이다.

국회엔 11개 특위가 구성돼 활동 중이다. 이 중 예산결산특위 등 3개 상설 특위를 제외하면 8개 특위가 20대 국회에서 만들어졌다. 지난 11일 열린 민생경제특위 회의엔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 김현웅 법무부 장관,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임종룡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을 요구받았다.

하지만 이들은 이날 총리 주재 국가정책조정회의 때문에 불참했고 해당 부처 차관들이 대참했다. 오전 10시에 시작한 이날 특위는 오후 4시까지 이어졌다. 회의 대부분은 행복주택 가격 같은 기본적인 사실을 확인하거나 언론에 나온 기사에 대한 질의응답으로 채워졌다. 토론은 한 시간도 안 됐다.

다른 특위도 사정은 비슷하다. 한 경제부처 차관은 “특위는 말 그대로 특정 사안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이 이뤄져야 하는데, 기본적인 사실을 묻고 답하는 게 다반사”라고 했다. 다른 경제부처 고위 관계자는 “현안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면 부처 국·과장 등 실무를 더 잘 아는 관료들이 가서 설명하는 게 낫지만, 의원들은 장관이 오지 않으면 격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차관이 참석해도 야단맞는다”고 말했다.

국회 특위 위원장은 보통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노리다 떨어진 3선급 의원을 챙겨주기 위한 자리다. 적지 않은 특수활동비도 지원된다. 이러다 보니 새 국회 들어 원 구성이 끝나면 각종 특위가 우후죽순 생긴다. 특위가 만들어지면 주로 초선급 의원들이 전문 분야와 상관없이 ‘자리 채우기용’ 멤버로 참여를 종용받는다.

문제는 이런 성격의 특위에 장·차관들이 수시로 불려다니느라 업무시간을 빼앗긴다는 점이다. 정부 관계자는 “국회의원들이 장·차관보다 해당 업무를 잘 아는 실무자들을 불러 함께 토론하는 문화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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