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년 전통 런던 vs 위안화로 거래 상하이
세계 최대 영국 금속거래소, 내년부터 중개인 없이 금 거래
세계 최대 금 소비국 중국도 국제거래소 열어 위상 강화
[ 이상은 기자 ] 세계 금 거래 시장의 최강자 자리를 놓고 영국 런던과 중국 상하이가 치열하게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이 2014년 9월 상하이 금 국제거래소(황금국제판)를 열고 금 시장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노력을 기울이자 런던도 17세기 이후 수백년간 이어진 거래 관행을 바꾸는 작업을 시작하며 대응에 나섰다.
양쪽 모두 강점과 약점이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금 소비국가지만 아직 세계 금융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영국은 전통적인 최대 금 현물거래 시장이지만 내부 주도권 싸움이 발목을 잡고 있다.
◆런던 LME, 금 시장 진출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는 지난 8일 금 관련 업체의 이익단체인 세계금위원회(WGC)와 함께 내년 상반기 거래소에서 금과 은 선물·현물 거래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LME는 알루미늄 구리 코발트 등을 다루는 세계 최대 금속거래소지만 지금까지 금과 은은 취급하지 않았다.
그동안 런던에서 금을 취급해온 곳은 LME가 아니라 런던금시장연합회(LBMA)다. 금 선물 거래는 뉴욕상업거래소(COMEX)에서 주로 이뤄지지만 거래소를 거치지 않고 매수·매도자가 딜러를 통해 직접 거래(OTC)하는 비중이 높은 금 현물 시장에서는 런던의 위상이 훨씬 높다. 연간 5조달러어치가 거래된다.
런던에는 1600년대 후반부터 금 거래 시장이 생겼고 1919년부터 로스차일드은행 주관으로 유럽계 5대 은행이 자사 고객과 전화 등으로 흥정해서 가격을 발표했다. 불투명한 관행이 계속되자 담합 논란이 불거졌고 2014년 5월 영국 금융당국이 담합 사실을 밝혀내 벌금을 부과했다.
◆중국, 금값 위안화 고시 시작
이로부터 넉 달 뒤 중국 정부가 상하이에 금 국제거래소를 개장했다. 당시 중국 신화통신은 전문가 발려을 빌려 “중국 금 시장은 오랫동안 뉴욕과 런던 거래소의 가격 결정권 영향을 받아 소비자는 동쪽(중국)에 있는데 가격은 서쪽(유럽·미국)에 있는 난감한 상황이 조성됐다”며 정부 조치를 환영했다.
세계 최대 금 소비국(지난해 986t)으로 떠오른 중국이 시장 주도권도 가져야 한다는 논리다. 지난 4월19일부터는 금값 고시 기준을 달러에서 위안화로 바꿨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위안화의 위상을 높이려는 포석이다.
금 가격 조작 사건으로 타격을 입고 중국의 추격에 쫓기게 된 런던에서는 자연스레 개혁 필요성이 제기됐다. 작년 초 온라인 금 거래 방식을 도입했지만 시장에 안착되지 못했다. 중앙집중적인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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