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1일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신임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오찬 회동을 했다.
정오부터 약 1시간 50분간 이어진 만남에선 8·9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에 대한 축하 덕담이 전해졌다. 이어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경북 성주 지역 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부지 재선정, 김영란법 시행령 수정을 통한 농수축산물 규제 완화 등 민생 현안도 논의됐다.
다음은 언론에 공개된 모두발언과 이 대표가 브리핑을 통해 전한 비공개 회동 내용 등을 주제별로 재구성해 정리했다. 오찬이 종료된 후 이 대표는 약 25분간 박 대통령과 독대했다.
◇ 인사말
▲ 박근혜 대통령 =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전당대회 날 날씨도 너무 덥고 또 올림픽 기간이고 해서 걱정을 했다. 그런데 현장에 가보니 날씨보다도 당원들의 마음이 더 뜨거운 것 같았다. 당의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당원들의 열망이 대단하고, 앞으로 당이 더욱 잘되지 않겠나 생각했다. 새 지도부 모두 국가관도 투철하고 소명 의식도 강한 분들이니 당을 잘 이끌어주시리라 기대한다. 자신을 비하하는 마음으론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여러분부터 신념과 의지를 갖고 우리 국민이 긍지와 자신감을 갖고, '한 번 해보자'하는 마음으로 힘을 내도록 이끌어 달라. 또 국민이 새 지도부에 바라는 바는 반목하지 말고, 민생 정치에 모든 것을 바쳐 달라는 것이다.
우리 당부터 화합하고, 또 당정청이 하나가 돼서 오로지 국민만 보고 앞으로 나아갈 때 국민의 삶도 편안해지고 나라도 튼튼해진다.
▲ 이정현 대표 = 전당대회 직후에 저희를 초청을 해주신 데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특히 지금 사드 문제를 포함한 국가의 안위와 함께 폭염 속 전기 누진세와 관련해 국민의 요구가 많고, 추경과 경제활성화법 처리가 시급한 데다가 정기국회까지 다가오는 있어 빠른 시일 내 (당청이) 많은 대화를 나눠보자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다.
저희도 그런 각오를 하게 된다.
▲ 조원진 최고위원 = 대통령께서 전당대회에 오셨을 때 분위기가 참 좋았다. 당원들이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굉장히 깊고, 기대도 크다는 것을 느꼈다. 당에서도 합심해서 당내 분열을 빨리 없애겠다.
▲ 박 대통령 = 당의 분열은 빠르게 없어지는 게 맞다. 지금 정부가 잘 돼야 정권재창출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나. 무엇보다 산적한 민생 현안이 잘 해결돼야 대선도 있는 것이지, 그렇지 않고는 다음 대선도 없다.
◇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 이 대표 = 이상기온으로 폭염이 이어지다 보니까 냉방기도 평소보다 훨씬 더 쓰게 되는데 전기세가 누진체계로 돼 있어 걱정이 많다.
오전 최고위에서 논의해본 결과 이 부분에 대해 당정청이 긴급하게 민생현안 문제로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우선은 단기적으로는 6, 7, 8월 또는 9월 초까지도 당장의 누진 요금에 대해서 대책이 있었으면 한다.
▲ 박 대통령 = 지금 이상고온으로 모두가 힘든데, 가정에서는 전기요금 때문에 냉방기도 마음 놓고 쓰지를 못하는 상황이 안타깝다.
우리나라 경우는 에너지를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신에너지 사업도 추진해야 하는 등 여러가지를 감안해서 에너지도 절약해야 하는 문제로 인해 누진제를 유지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사정이었다.
그런데 올해 이상고온으로 너무 많은 국민이 힘들어하시기 때문에 정부에서 좋은 방안이 없을까 검토를 하고 있다. 당과 잘 협의해서 조만간에 국민에게 방안을 발표할 수 있도록 하겠다.
◇ 김영란법 시행령
▲정진석 원내대표 = 농·수·축산업계의 우려, 내수경기 악영향과 관련한 해결방안이 필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각계 의견을 수렴했는데 시행령 원안 수정요청 의견이 많았다.
▲ 박 대통령 = 해결이 필요한 문제이다. (다만) 시행령이란 것은 국회에서 법을 만들어 주면 그 법의 취지에 맞게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행령이 참 그런 (어려운) 면이 있다.
국회에서 만들어 준 법의 취지를 지키는 지켜야 하는 정부 차원에서는 시행령을 맘대로 만들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 사드 부지 재배치
▲ 강석호 최고위원 = 대구·경북 지역 의원 면담에서 말씀한 제3지역 검토를 진행을 해주시는 게 좋겠다.
또 국방부 장관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권한과 책임을 부여해달라. 경북지사, 성주군수, 국방장관 등 관련자 중심의 협의가 진지함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정치권은 개입을 자제했으면 좋겠다.
▲ 박 대통령 = 그렇게 해야 한다. 잘 알겠다.
▲ 이 대표 = 성주 지역민들과 만나 대화를 해보고 싶어서 당 대표가 되면 혼자 시외버스를 타고 조용히 한번 다녀오려고 했는데 그렇다면 그 계획은 취소하겠다.
◇기타 정 ?건의 및 제언
▲ 박 대통령 = 지금 우리 앞에는 추경 예산, 규제프리존특별법, 노동개혁법 등 시급한 현안이 많다. 우리 정부나 국가가 지향하고 있는 혁신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힘써달라.
▲ 조 최고위원 = 청년과 중장년층 일자리 문제가 심각하다. 노동법 개정이 시급한 이유다.
특히 기간제법은 많은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기 때문에 꼭 해야 한다.
▲ 박 대통령 = 그렇게만 되면 얼마나 좋겠나. 꼭 좀 잘 되도록 해달라.
▲ 이 대표 = 민생경제 사범에 있어서는 통 큰 사면들이 있길 국민이 기대하고 있다. 개각에 대해서도 국민 관심이 높다. 탕평인사, 균형인사, 능력인사, 또 소수자에 대한 배려 인사를 해달라.
▲ 정 원내대표 = 대통령께서 농촌지역을 방문하셔서, 가장 농촌스러운 환경에 가서 같이 어울려 보시기도 하는 그런 편안한 행보를 해주셨으면 좋겠다.
▲ 박 대통령 = 잘 알겠다.
▲ 이 대표 = 자주 연락을 드리겠다.
▲ 박 대통령 = 알았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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