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필 기자 ] 새누리당 전당대회는 친박(친박근혜)계의 압승으로 끝났다. 대표와 최고위원 등 선출직 지도부 6명 중 5명을 친박이 차지했다. 비박(비박근혜)계는 강석호 최고위원이 유일하다. 친박계가 주도하는 지도부가 구성된 것이다. 4·13 총선 패배 책임론으로 위기에 몰린 친박이 당의 전면에 다시 등장했다.
이정현 대표가 친박계 후보 난립과 비박계 후보 단일화라는 불리한 구도 속에 당선된 것은 친박계가 결집한 결과로 풀이된다. 여소야대(與小野大) 국회에서 당권마저 비박계에 내주면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위기감에 친박 표가 결집했다는 분석이다. 친박계는 유력 당권 후보로 꼽힌 서청원·최경환 의원이 연이어 불출마를 선언하자 이 대표에게 세를 결집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 대표의 인지도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대표는 여당 불모지인 호남에서 두 차례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춘 인물로 부상했다. 이 대표는 당원·대의원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최고위원 구성에서도 친박 瘟?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최고위원 경선 1·2위로 당선된 조원진·이장우 최고위원은 대표적인 친박계로 꼽힌다. 조 최고위원은 4·13 총선 당시 친박계 후보 지원에 나서 ‘진박(진실한 친박) 감별사’로 불렸다. 이 최고위원은 김무성 전 대표의 ‘민생 투어’를 ‘짝퉁 배낭여행’이라고 비판하는 등 비박계와 각을 세웠다.
최연혜 최고위원도 박근혜 정부에서 코레일 사장을 지내 친박계로 분류된다. 비박계에선 3선의 강 의원만이 3위를 차지해 최고위원단에 이름을 올렸다.
청년 최고위원으로 당선된 유창수 최고위원은 기업인 출신으로 역시 친박계로 분류된다.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는 이 대표와 이날 선출된 최고위원 4명, 청년 최고위원 1명 외에 대표가 지명하는 1명과 정진석 원내대표, 김광림 정책위원회 의장 등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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