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날, 문화가 있는 기업 (2) 탐앤탐스
홀수달엔 청계광장서 콘서트
짝수달 아셈타워점서 영화
길가던 사람들도 매장 안으로
[ 김희경 기자 ] “퇴근길에 커피 한 잔 사려고 들렀는데 깜짝 놀랐어요. 도심에서 열리는 인디페스티벌에 와 있는 기분입니다.”
‘문화가 있는 날’(매달 마지막 수요일)이던 지난달 27일 카페 탐앤탐스 서울 청계광장점을 찾은 회사원 이신형 씨(32)는 이렇게 말했다. 카페는 100명이 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여느 카페처럼 음료를 마시는 손님들이 아니었다. 이들은 청계천을 배경으로 꾸민 무대 맞은편에 빼곡히 앉아 있었다. 가수 호란, 인디밴드 406호프로젝트가 등장하자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청량한 노랫소리에 고개를 흔들며 박자를 맞추는 사람도 많았다. 대부분은 직장인이었다. 이씨는 “일하느라 바빠서 공연장에 갈 여유가 없었는데 뜻밖에도 좋은 공연을 보니 스트레스가 다 풀리는 것 같다”며 좋아했다.
커피 전문업체 탐앤탐스가 직장인의 ‘문화 쉼터’로 자리 잡고 있다. 문화가 있는 날이면 홀수 달에는 탐앤탐스 청계광장점에서 음악 공연을, 짝수 달엔 서 ?삼성동 아셈타워점에서 영화를 상영한다. 둘 다 기업, 관공서 등이 밀집한 곳이다. 김승희 탐앤탐스 마케팅기획팀 과장은 “직장인들이 퇴근 후 멀리까지 가지 않고도 가볍게 음료를 마시며 공연과 영화를 즐기며 쉴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탐앤탐스는 2014년 11월 영화 상영으로 문화 서비스를 시작해 지난 1월엔 공연으로 확대했다. 공연과 영화 모두 무료다. 한두 시간 열리는 공연은 매회 100~130여명이 관람한다. 퇴근길 직장인들이 커피를 마시러 왔다가 ‘깜짝 공연’을 즐기는 효과가 크다. 카페 밖으로 문을 살짝 열어놓고 노래가 퍼지도록 하기 때문에 길을 가다 노랫소리에 매장을 방문하는 사람도 많다.
호란, 울랄라세션, 왁스, 알리 등 잘 알려진 가수를 가까이서 만날 수 있고 인디밴드의 음악도 들을 수 있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입소문이 나고 있다. 고정 관객도 생겨나고 있다. 이날 사회자는 한 여성 관객을 알아보고 “지난번 공연 때도 온 분 아니냐”며 “여기저기 낯익은 분들이 많아져서 뿌듯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페이스북, 유튜브로 실시간 생중계도 한다. 댓글을 추첨해 음료 쿠폰 등을 선물한다. 현장에서도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진다. 열심히 노래를 따라부르거나 박수를 많이 친 관객에게 푸짐한 선물을 준다. 406호프로젝트는 ‘나랑 놀자’라는 노래를 잘 따라 해준 관객에게 다음 앨범 피처링을 제안했다.
아셈타워점에서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와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주최 측과 함께 작품성이 뛰어난 ‘다양성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지난 6월까지 ‘100개의 다른 코’ ‘콩나 ?rsquo; 등 36편을 선보였다. 관람객은 매회 50명 정도다. 탐앤탐스는 “영화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작품을 상영해 직장인 영화 애호가들이 꾸준히 찾아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참석자 전원에게 ‘음료 1+1 쿠폰’도 증정하고 있다. 탐앤탐스는 “카페를 음료를 마시고 대화를 나누는 데서 나아가 문화생활까지 즐기는 공간으로 가꾸겠다”고 밝혔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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