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 킬러
차두원·김서현 지음 / 한스미디어 / 284쪽 / 1만5000원
[ 양병훈 기자 ] 기술 발전에 따른 일자리 잠식 현상을 분석한 책은 많다. 대부분 미국 등 외국 통계와 사례 중심이고 국내 상황을 조망한 책은 드물다.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연구위원은 《잡 킬러》에서 광범위한 데이터와 사례 분석을 통해 ‘기술 실업’이 국내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보여준다. 저자에 따르면 기계가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현상은 국내에서 더 극적으로 나타난다. 취업자 수 증가가 기술 도입으로 증가하는 노동 생산성에 못 미치는 ‘디커플링 현상’은 미국에서 2000년대 나타났지만 국내에서는 1970년대에 이미 시작됐다.
2025년 한국의 로봇에 의한 노동비용 감축률 예상치는 33%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IC카드·단거리통신 기술 등의 발달로 하이패스가 전국으로 확산돼 톨게이트 징수원 일자리가 줄어든 게 하나의 사례다. 톨게이트당 징수원 일자리가 10개씩 줄었다고 보면 모두 2620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셈이다.
저자는 “산업혁명에 반대해 기계를 부쉈던 19세기 영국의 러다이트 운동처럼 로봇을 부수는 건 무의미하다”며 “대세를 받아들이되 그 속에서 노동자 자신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와 기업 등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개인 스스로 기술 발전에 따른 변환과 빠른 혁신에 대응해 대체 직업과 기술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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