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벽에 막힌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
찬밥신세 PHEV
전기차냐 아니냐로 보조금 지급
주행거리 2㎞ 차이 레이-볼트, 보조금은 4.4배로 벌어져
미국, 전기차와 동일기준 세금 혜택
벤츠·BMW 등 제품군 늘릴 때 한국 완성차업체만 경쟁력 잃어
[ 강현우 기자 ] 올 상반기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는 총 2만9920대 팔렸다. 작년 상반기(1만8509대)보다 61.7%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PHEV 판매 대수는 141대였다. 지난해 상반기(85대)에 비하면 늘었지만 미국 판매량의 1%도 안 된다. 두 나라의 상반기 자동차 판매량은 미국 859만여대, 한국 93만여대로 9.2배 차이다.
미국과 한국의 PHEV 판매량 차이가 이렇게 크게 나는 이유는 보조금 때문이란 분석이다. 미국 연방정부는 전기자동차와 PHEV 세제 혜택(소득세 등 감면)을 배터리 용량이라는 동일한 기준으로 준다. 배터리 용량이 5㎾h를 넘으면 2500달러, 1㎾h 늘어날 때마다 417달러씩 추가한다. 최대 한도는 7500달러다.
이런 규정에 따라 제너럴모터스(GM)의 PHEV 볼트는 7500달러를 지원받는다. 현대자동차 쏘나타 PHEV의 세제 혜택은 4919달러로 책정돼 있다. 여기에 추가로 주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한국에선 전기차와 PHEV 보조금 차이가 최대 4.4배에 이른다. 전기차는 국가 1400만원, 지방자치단체별로 300만~8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개별소비세와 취득세 감면 등 세제 혜택은 400만원 수준이다. 전기차 가격은 보통 4000만원이 넘지만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더하면 2000만원 이하에 살 수 있다. PHEV는 국가 보조금 500만원과 하이브리드카와 같은 수준의 세제 혜택(200만원가량)을 받는다.
기아자동차 전기차 레이는 1회 충전 주행거리가 91㎞지만 전기차이기 때문에 최대 2200만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반면 한국GM이 하반기에 수입 판매할 예정인 볼트는 회사 자체 측정에서 전기모드 주행거리가 89㎞로 나왔다. 레이보다 1회 충전 주행거리가 2㎞ 짧지만 PHEV이기 때문에 보조금은 500만원이다.
현대·기아차의 쏘나타와 K5 PHEV의 전기모드 주행거리는 44㎞다. 전기차와 단순 비교하면 차이가 크지만, 일반적인 직장인 출퇴근 거리를 전기모드로만 달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조금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PHEV는 하이브리드카에 모터와 배터리 성능을 높이고 충전 기능을 추가해 전기모드 주행거리를 늘린 차량이다. 연비를 높이기 위해 내연기관 차량에 모터·배터리를 더한 하이브리드카보다 전기차 성격을 강화했다고 볼 수 있다.
쏘나타 PHEV는 전기모드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해 최저가 모델이 3893만원에 달한다. 보조금을 받아도 쏘나타 가솔린 모델(최저가 2255만원)이나 쏘나타 하이브리드(2886만원)보다 비싸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탓에 쏘나타 PHEV의 올 상반기 내수 판매 ??65대에 그쳤다.
한국GM은 판매 초기에 일반 소비자를 공략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볼트를 카셰어링이나 렌터카 용도로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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