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공유시장 '공룡' 탄생
합병법인 가치 350억달러
우버가 최대 주주로
[ 이상은 기자 ] 세계 최대 차량공유서비스 회사인 우버의 중국법인 우버차이나와 ‘중국판 우버’로 알려진 디디추싱이 합병한다. 우버는 합병법인의 최대주주가 된다. 거대시장인 중국을 놓고 출혈경쟁을 벌여온 두 회사가 수익을 더 중시하는 상생전략으로 급선회한 것이다. 앞으로 세계 차량공유서비스 시장을 지배할 ‘공룡’이 나타난 셈이다.
1일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우버차이나와 디디추싱은 조만간 구체적인 합병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합병법인의 가치는 350억달러(약 39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디디추싱은 합병법인의 최대 지분인 20%를 우버에 내주고 우버차이나를 얻는다. 합병 후 우버차이나는 디디추싱 계열사로 편입되지만 별도의 서비스를 계속 제공할 예정이다. 디디추싱은 또 우버 본사에 10억달러를 투자하고 우버 지분 1.5%도 갖는다. 중국 정부는 두 회사의 합병을 승인할 전망이다.
우버는 2009년 설립한 이후 미국 등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를 계기로 2012년 설립된 디디다처와 콰이디다처가 지난해 2월 합쳐 디디콰이디로 재탄생했다. 디디콰이디는 지난해 9월 디디추싱으로 이름을 바꿨다.
디디추싱은 우버차이나와 지난 2년간 출혈경쟁을 했다. 우버는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2014년 7월 중국에 우버차이나를 세우고 각종 보조금을 투입했다. 디디추싱과의 치열한 경쟁 탓에 그동안 중국에서 본 손실이 20억달러를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버와 디디추싱은 조달한 자금을 저가 서비스 경쟁에 쏟아부었다. 양사 간 저가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원가 이하의 가격으로 차량공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제를 오는 11월부터 시행하기로 할 정도였다.
트래비스 칼라닉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우버와 디디추싱이 중국 시장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했지만 아직 수익을 내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중국에서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사업을 하는 유일한 방법은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합병 배경을 설명했다.
두 회사가 제 살 깎아 먹기식 경쟁을 중단하고 손잡기로 하면서 우버는 기업공개(IPO) 가능성도 높아졌다. 우버 주주들은 손실이 계속 커지는 중국 사업을 포기하라는 압력을 회사 측에 넣어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병으로 우버의 기업가치가 68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평가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한경+ 구독신청]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