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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 물샐틈없는 '부실 관리'…은행·증권 시너지로 M&A 시장서 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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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일 기자 ] 농협금융그룹은 총자산 448조원(올해 1분기 기준)의 대형 금융그룹이다. 2012년 농협의 신용부문과 경제부문을 나누는 ‘신경(信經)분리’ 구조개편을 통해 독자적인 금융그룹으로 새로 출범했다. 출범 후 2년 만에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하는 등 매년 그룹 외형을 키웠다. 최근엔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여파로 여신 건전성 등 취약한 부분을 손질해 지속 성장을 꾀하기 위해서다.

이를 진두지휘하는 사람은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이다. 김 회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1년간 시스템, 제도 정비, 조직 효율성 제고, 리스크관리 시스템 정비 등 취약 부문을 대대적으로 개선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기업투자금융(CIB) 사업 기반을 구축하고 프라이빗에쿼티(PE)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펴고 있다.

리스크관리 시스템 강화

농협금융은 올해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부실 자산을 전수조사했다. 부실 가능 여신을 미리 파악해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서다. 연초부터 운영 중인 편중여신 완화 태스크포스(TF)팀은 지금까지 한 업종, 특정 기업에 편중된 여신을 총 3조원 이상 줄였다. 대출 산업 분석을 위해 산업분석팀을 신설했다. 이 팀에는 외부 전문가 7명을 충원하고 업종 분류를 24개에서 143개로 세분화했다. 산업 포트폴리오 전략도 수립해 산업 전반에 대한 거시적인 분석 역량을 강화했다. 앞으로도 여신 심사 및 감리 역량을 키우기 위해 2017년까지 전문인력 5000명(개인 3500명, 기업 1500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또 부실 징후 조기경보시스템을 개발해 2017년 1월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계열사 간 시너지 ↑

농협금융은 저성장·저금리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은행과 투자증권 등 협업을 강화하는 CIB 사업을 중점 추진 중이다. 은행과 증권사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주요 사업 실행을 위한 로드맵을 수립하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 등 인수합병(M&A) 시장과 미국 뉴저지 가스발전소 리파이낸싱 등 해외 인프라 투자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설립한 부동산블라인드펀드를 통해 영등포 타임스퀘어 오피스빌딩을 인수하는 성과도 올렸다.

농협금융은 은행·증권의 기업 담당자들이 서로 짝을 이뤄 기업 고객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Pair-RM’ 제도와 지주 및 계열사 임원급으로 구성된 CIB전략협의회도 운영하고 있다. 투자전략, 심사정보 공유 등 협업 체계를 강화해 투자은행(IB)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또 은행과 증권으로 이원화된 사모투자(PE) 사업은 증권 IB부문으로 통합해 은행의 잠재 리스크를 줄이고 사업을 대형화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PE사업을 증권으로 통합해 운용 규모를 늘리고 우수 운용인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경쟁력을 키워나간다는 계획이다.

농협금융은 구조조정 기업을 인수한 뒤 기업 가치를 높여 재매각하는 바이아웃(buyout) 부문에서도 역량을 높이고 있다. 현재 국내 15위권(출자 약정 1조2000억원)인 순위를 2020년 10위권 수준(2조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국 현지법인을 통해 중국 PE사업을 강화하는 등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할 예정이다. 농식품 분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성장 재원 등 농기업 금융 지원을 위한 농산업가치창조 펀드도 설립할 계획이다.

해외 진출 첫발 떼는 농협

예대마진과 같은 전통적인 수익이 한계에 놓이면서 농협금융도 새로운 수익사업 발굴을 위해 해외 진출에 나섰다. 올해부터는 금융지주와 자회사가 공동으로 글로벌사업 전담조직을 조직해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우선 그룹 차원에서 중국 궁샤오그룹과 융자리스, 손해보험, 인터넷 소액대출 등에서 다각적인 합작사업을 추진 중이다. 동남아시아에서는 현지은행을 인수하거나 소액대출회사(MFI)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진출을 꾀하고 있다. 동남아 지역 중에선 미얀마에 올해 안에 소액대출회사를 설립해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농협캐피탈도 미국 현지에 합작 캐피털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농협금융은 순수 금융사업뿐 아니라 농협중앙회의 경제사업 부문과 연계한 다양한 사업醍㉯?발굴할 계획이다.

다양한 방식으로 농촌 지원

농협금융은 농촌 지원에도 적극적이다. 그룹의 근원이 농촌에 있다는 점에서다. 이를 위해 단위 농·축협에 금융서비스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농협은행은 신용카드 사업을 통해 매년 5000억원 수준의 수수료 수익을 농·축협에 지원한다. 올해 카드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 감소에 대비해 겸영 카드사 최초로 ‘체크카드 계좌이용 수수료 제도’를 도입했다. 밴(VAN) 수수료 인하 등 비용 절감으로 연간 320억원 이상의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서다.

또 농협금융은 보험 계열사들이 벌어들인 수익을 지역 농·축협에 환원하고 있다. 다른 보험사에 비해 두 배 이상의 높은 배당률을 적용해 당기순이익의 50% 이상을 농·축협에 지원한다. 농·축협 보험수수료 보전을 위해 360억원의 시책비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농협금융은 지난해부터 단위 농·축협에서 해외송금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새로 구축했다. 오는 10월부터는 50곳의 농·축협에서 머니마켓펀드(MMF)와 채권형·채권혼합형펀드를 판매할 계획이다. 단위 농·축협 조합원들이 더 나은 자산관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간편한 모바일 뱅킹' 올원뱅크 첫선

공인인증서 없이 지문·핀번호로…
펀드·보험 등 상품 가입까지 가능

농협금융그룹은 다음달 모바?뱅킹 서비스 플랫폼 ‘올원뱅크’를 선보인다. 금융회사 간 모바일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뒤늦게 사업을 시작했지만 모든 계열사가 협업해 빠르게 경쟁력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올원뱅크는 공인인증서 없이 지문 인증이나 핀번호 인증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간편송금, 간편대출, 간편납부 등 모바일을 기반으로 다양한 은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용·체크카드 없이 바코드로 결제할 수 있으며, 카드 없이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출금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농협금융은 올원뱅크에서 NH투자증권 NH손해보험 NH저축은행 등 그룹 내 계열사 상품을 자유롭게 가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올원뱅크를 통해 은행 계좌 개설뿐 아니라 펀드, 보험 등 상품 가입까지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얘기다. 여행을 떠날 고객이 올원뱅크를 통해 간편 여행자보험에 가입하고 환전 신청을 하는 식이다.

농협금융은 계열사를 통해 핀테크(금융+기술)와 관련한 고유 서비스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11월 핀테크 기업을 돕는 ‘NH핀테크 혁신센터’를 열었다. 핀테크 기업에 연구개발 및 자금을 지원하고 특허, 경영, 마케팅 등도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최근에는 비대면 마케팅 채널인 ‘스마트금융센터’도 열었다. 스마트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비대면 채널에 올라오는 고객의 요구사항을 실시간 분석해 마케팅에 활용하는 금융복합시스템이다. 비대면으로도 영업점 창구 거래 못지않은 상담·가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이 센터의 설립 목적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결합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QV 로보 어카운트’를 출시했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에게 최적의 투자 대상과 매매전략을 추천하는 서비스다. 최근에는 다양한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을 한곳에 모은 플랫폼인 ‘로보캅’을 내놨다. NH투자증권은 또 비대면 계좌 개설 앱(응용프로그램) ‘1 minute’을 통해 간편하게 모바일 계좌를 만들 수 있는 서비스도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테스트 결과 70% 이상 고객이 5분 이내에 계좌 개설에 성공했다. NH투자증권은 아울러 모바일 거래 앱도 새로 개발해 ‘나무(NAMUH)’라는 브랜드로 내놨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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