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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판매정지 앞둔 폭스바겐, 은밀한 할인 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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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된 디젤 차종 대신 가솔린 모델 추천
추가 할인 단속 걱정에 휴대폰 검사까지




[안혜원/이소민 인턴기자] "디젤 모델 대신 가솔린 모델을 한번 보시는 게 어떠세요?"

서울의 한 폭스바겐 매장. 골프 디젤 모델의 구매 상담을 받으러 왔다고 하자 영업사원은 슬쩍 가솔린 모델을 권했다. 이유를 묻자 그는 "디젤 모델은 가솔린 모델에 비해 아무래도 소음이나 진동이 심하다"고 설명했다.

이 영업사원은 "운전량이 많지 않은 운전자에게는 가솔린 모델을 대부분 추천한다"며 "최근에 차량 등급을 재조정하면서 가솔린 모델 기본형이 디젤 모델보다 더 저렴해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디젤 모델과 가솔린 모델 간의 연비나 성능 차이도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주력으로 삼던 디젤 모델부터 권하던 폭스바겐 매장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폭스바겐 게이트'를 촉발시킨 디젤 차종 대신 비중이 적었던 가솔린 모델을 추천하는 모양새다. 최근 환경부가 아우디폭스바겐의 32개 차종 79개 모델에 대해 인증취소·판매금지 결정을 내리면서 고객들의 불신이 커지자 딜러들의 영업 방식도 달라진 것이다,

18일 폭스바겐 매장을 직접 방문해봤다. 최근 급격히 떨어진 판매량(1~6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33.1% 감소)을 반영하듯 매장은 한산했다.

구매 상담을 받으러 왔다고 하자 지금이 기회라며 할인 공세를 펼쳤다. 영업사원은 "골프 가솔린 기본형 모델은 10% 가까이 할인돼 270만원, 티구안 기본형은 500만원 정도 저렴하다"며 "지난 5월에는 할인이 전혀 없었다"며 구매를 유도했다.

생각보다 할인 가격이 적은 것 같다며 구매를 망설이는 태도를 보이자 갑자기 분위기가 은밀해졌다. 영업사원은 딜러 할인을 좀 더 적용해줄 수 있다며 공식 할인 가격이 적힌 견적서 대신 다른 견적서 한 장을 가져왔다.

그리고는 휴대폰 검사를 진행한 후에 딜러 추가 할인 금액을 공개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요즘은 딜러 추가 할인 단속이 너무 심하다"며 "혹시라도 녹음을 할 수 있어 휴대폰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했다.

매장을 방문한 기자와 인턴 기자는 영업사원의 꼼꼼한 휴대폰 확인 절차를 거친 다음에야 추가 할인 금액을 볼 수 있었다. 3%의 할인이 더 적용된 금액이었다. 금액을 확인하자마자 영업사원은 빠르게 종이를 회수했다.


또 다른 매장에 전화를 해봤다. 매장 측 관계자는 앞서 방문한 곳의 할인율을 묻더니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겠다고 제안해왔다. 가격을 묻자 그는 "지난달 다른 매장에서 불법적으로 1000만원 할인을 제공해 문제가 됐다"며 "전화로는 가격을 공개하기 어려우니 직접 탔揚?방문해달라"고 권유했다.

판매가 중단되느냐는 물음엔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단언했다. 그는 "환경부에서 명령이 떨어져 혹시 판매 정지가 되더라도 다시 재인증을 받으면 되는 문제"라며 "재인증 기간은 2~3개월로 길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차량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 재인증받는게 아니라 문제가 생겼으니 관례적으로 재인증 절차를 거치는 것 뿐"이라며 "구매한다고 해서 서비스센터가 없어지는 등의 문제도 없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늦어도 이달까지 판매 금지 처분 방침을 내릴 것이라 밝혔음에도 영업 일선에서는 여전히 "문제 없다"는 말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모양새였다.

판매량 하락에도 태연한 태도였다. 최근 고객이 줄지 않았냐는 질문에 수화기 너머에서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사태가 잠잠해지고 추가적으로 할인이 더 들어가면 또 다시 고객이 몰릴 것"이라는 답변이 흘러나왔다.

안혜원/이소민 한경닷컴 인턴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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