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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향기] 낭만 싣고 달리는 '철길 위 호텔'…산·계곡·바다 '팔도 절경' 다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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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크루즈 해랑기차로 떠나는 고품격 여행 - 레일크루즈 해랑


[ 동해=서화동 기자 ]
서울을 떠난 지 3시간여, 기차가 장항역에 도착하니 점심 무렵이다. 전세버스를 타고 곧장 식당으로 향했다. 10여분 만에 도착한 횟집에는 이미 상이 차려져 있다. 단체여행인데도 동행자 수에 따라 맞춤형으로 상을 차린 점이 주목할 만했다. 일정표엔 점심이 ‘생우럭탕 정식’이라고 돼 있지만 메뉴 구성은 회 정식에 가깝다. 정갈하게 담아낸 회 몇 점, 문어 숙회·고동·키조개 관자·새우, 생선구이와 10가지가 넘는 반찬 등이 깔끔하다. 코레일관광개발이 국내 여행의 고급화를 위해 마련한 ‘레일크루즈 해랑’의 2박3일 지상 크루즈 여행은 이렇게 시작됐다.

서천·군산·대구 찍고 부산으로

맛난 점심을 먹고 곧바로 찾아간 곳은 서천군 장항읍에 있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국내외 해양생물자원의 수집, 보존, 연구, 전시, 교육을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이 전시관의 상징물인 원통형의 시드뱅크(종자은행)는 국내에 서식하는 해양생물 5200여점의 표본을 소장, 전시하고 있다. 해양생물의 다양성을 볼 수 있는 전시실은 해조류와 플랑크톤, 무척추동물, 어류와 포유류 등 해양생물은 물론 미래의 해양산업 등에 대해서도 보여준다. 디지털미디어에 스캐치 스캔을 이용해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접목한 국내 최대 규모의 인터렉티브 미디어월도 인기다.

해양생물자원관에서 5분쯤 걸어 바다 쪽으로 나가면 아름다운 솔밭과 갯벌을 자랑하는 장항송림산림욕장이다. 이곳에 있는 높이 15m, 길이 250m의 스카이워크가 관광 명소다. 솔숲 위로 난 하늘길과 바다가 시원하다. 스카이워크 끝에는 전망 데크가 있어 바다를 눈에 가득 담아올 수 있다.

다시 버스를 타고 이번에는 군산으로 간다. 20세기 초로 시간여행을 떠나 군산의 근대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군산근대역사박물관부터 들렀다. 일제강점기 군산이 항구도시로 급성장한 것은 일제가 호남, 충청의 농토를 빼앗고 쌀을 일본으로 수출하는 항구였기 때문이라는 아픈 역사를 상기시켜 준다.

꽃게장 정식으로 저녁을 먹고 난 뒤 달리기 시작한 해랑은 다음날 아침 동대구역에 승객을 내려준다. 대구의 명산인 팔공산을 케이블카로 올라 구경한 뒤 신라 고찰 동화사로 향했다. 신라 소지왕 15년(493)에 세운 동화사는 오동나무에만 깃들어 산다는 봉황이 살았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높이 30m의 통일약사대불도 동화사의 명소다. 대구의 맛집으로 유명한 동인동 매운찜갈비로 점심을 먹은 뒤 해랑은 부산으로 향했다.

해운대역에 내려 먼저 찾아간 곳은 부산아쿠아리움. 가오리, 상어, 거북이 등 다양한 수중생물을 손에 닿을 듯 가까이서 관람할 수 있는 곳이다. 이어 고급 요트를 타고 해운대 앞바다로 나가니 바다에서 대도시 부산을 보는 느낌이 새롭다.

사흘 동안 서해·남해·동해를 모두 품다

저녁에 부산을 출발한 해랑이 밤새워 달려 새벽에 도착한 곳은 동해안에서도 일출이 가장 잘 보인다는 정동진역. 구름 때문에 일출은 볼 수 없었지만 동해에서 아침을 맞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새롭다. 날마다 뜨고, 날마다 보는 해가 뭐 그리 대수냐 할 수도 있지만 특별한 때와 장소가 주는 느낌은 다를 수밖에 없다. 이른 새벽이지만 정동진역 표지석과 시비(詩碑), 모래시계 소나무, 정동진 역사 앞 등에서 사진을 찍으며 이 특별한 순간을 즐기는 사람들의 눈망울이 초롱초롱하다.

아침식사 후엔 버스를 타고 동해시 삼화동의 무릉계곡으로 향했다. 맑은 계곡 바닥이 끝없이 이어지는, 도연명의 ‘도화원기’에 나오는 무릉도원에서 이름을 딴 무릉계곡은 과연 이름값을 한다 싶었다. 호랑이가 건너뛰다 빠져 죽은 소(沼)라는 전설이 있는 계곡 입구의 호암소에서 용추폭포까지 계곡의 길이가 약 4㎞에 달하는데 기암괴석과 무릉반석, 푸른 못 등이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크기를 가늠할 수조차 없는 계곡 바닥의 암반에는 이곳을 찾았던 수많은 시인 묵객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계곡 위쪽 삼화사는 신라 고찰이지만 1977년 시멘트공장의 채광지로 편입되면서 현재 위치로 이전한 터라 고전미는 덜하다.

해랑이 다시 멈춘 곳은 태백역. 태백의 한우구이로 점심을 먹고 출발한 해랑은 국내에서 해발고도가 가장 높은 곳이 있는 추전역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뒤 서울로 향했다. 2박3일에 서해, 남해, 동해에다 심산유곡의 계곡까지 구경했으니 이만하면 알찬 여행 아닌가.

동해=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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