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을 매혹시킨 주역. '곡성', '아가씨'에 이어 마지막 주자가 나선다.
연상호 감독의 재난 블록버스터 '부산행'은 칸 영화제를 통해 세계 영화인들 앞에 첫 선을 보였다. 2시간의 영화 상영이 끝난 직후 객석에서는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 한국에서도 이같이 뜨거운 반응이 나올지 기대감이 한껏 높아진 가운데, 출연 배우들이 영화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영화 '부산행' 언론시사회가 12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연상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공유, 정유미, 마동석, 최우식, 안소희, 김의성, 김수안이 참석했다.
이날 공유는 "우리나라에서 생소할 수 있는 소재인데 많은 관객들이 볼 수 있도록 만들어서 굉장히 흥미롭다. 감독님에 대한, 그리고 배우들과의 시너지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며 "가장 뜨거운 여름에 좁은 열차 안에서 여러 배우들이 뒤섞여 찍었다. 계속 찍고 쉬어서 육체적으로 힘들었다. '이쯤이야'라고 생각했다가 곤혹을 치렀다. 좀비 연기하신 분들이 우리랑 싸울 때 굉장히 불규칙적이다. 합을 맞추더라도 몸에 경련이 있고 팔도 꺾인 채 덤비니까 받는 입장에서 액션이 어려웠다"고 촬영 과정을 설명했다.
정유미는 마동석과 부부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 "함께 연기해서 좋았다. 내가 부족한 부분이 있었는데도 잘 받아주셔서 자연스러웠던 것 같다"고 답했으며, 안소희는 "오랜만에 영화를 찍게 돼서 설레고 긴장도 됐다. 내가 나오는 장면들이 아직도 신기하고 놀랍다. 내 연기에 만족할 수는 없지만 완성된 작품을 보니 보람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연상호 감독은 사람과 좀비와의 액션 장면에 대해 "마동석은 프로레슬링 기술, 최우식은 야구배트, 공유는 방패를 이용한 액션을 주문했다. 약하지만 각각 캐릭터성을 넣어서 무술감독에게 요구했다. 셋이 합이 잘 맞을 때와 합이 안 맞을 때의 느낌 차이가 있길 바랐다"고 밝혔다.
이어 "엔딩에 대한 것은 기획 초반부터 정해져 있었다. 캐릭터들은 각각의 성격이 있으면서 보통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모습들이라고 생각했다"며 "사실 특수 효과팀과 CG팀, 연출팀의 많은 아이디어로 만들어졌다. 여러가지 아날로그 방법과 디지털 방법을 총동원했다. 적은 예산으로 큰 그림을 보여주기 위해 스태프들 모두가 노력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공유는 "칸의 아주 큰 극장에서 많은 박수와 갈채를 받아 기뻤다. 흥분되고 신선한 경험을 했지만 한국에서 개봉했을 때 '어떻게 보일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칸에서보다 더 열띤 환호와 박수를 받았으면 좋겠다. 여러분이 영화를 보며 느낀 것을 잘 써주시면 한국 관객들에게도 '부산행'이 사랑받을 수 있을 것 같 ?quot;고 기대감을 전했다.
공유의 딸로 열연한 아역배우 김수안은 "'부산행'이 꽁꽁 언 얼음길이 아닌 꽃이 가득한 꽃길로 걷게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해 감탄을 자아냈다.
'부산행'은 전대미문의 재난을 그린 블록버스터 프로젝트로, 서울역을 출발한 부산행 열차에 몸을 실은 사람들의 생존을 건 치열한 사투를 담아냈다. 공유와 김수안이 부녀로, 정유미와 마동석이 부부로, 최우식과 안소희가 고등학생으로 열연했다.
칸 영화제를 통해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린 '곡성'과 '아가씨'처럼 '부산행'도 '꽃길' 대열에 합류할 지 주목되고 있다. 오는 20일 개봉 예정.
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geni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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