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슬러에 차체 모듈 공급…올해 말 누적 공급량 400만대 육박
2006년 해외 완성차 첫 공급
오하이오공장 '신뢰의 10년'…크라이슬러 라인과 벨트 연결
[ 강현우 기자 ]
현대모비스가 미국 크라이슬러에 자동차 차체 모듈(수백개 부품을 조립한 덩어리 부품) 공급을 확대한다. 이를 통해 계열사인 현대·기아자동차 의존도를 낮추고 글로벌 5위권으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이다.
○“연말까지 크라이슬러에 400만대 공급”
현대모비스는 설립 10주년을 맞은 북미법인(MNA)이 올 상반기까지 누적 360만대의 모듈을 크라이슬러에 공급했다고 10일 밝혔다. MNA는 현대모비스가 크라이슬러에 납품하기 위해 미국에 세운 회사다. 2006년 7월 양산을 시작한 오하이오공장과 2010년 5월 가동에 들어간 미시간공장 등 두 곳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오하이오공장은 크라이슬러의 지프 랭글러에 들어가는 컴플리트 모듈을 제조한다. 연간 생산역량은 24만6000대다. 컴플리트 모듈은 차량 하부 뼈대를 이루는 프레임에 엔진과 변속기, 제동·조향·현가장치 등을 장착해 일체화한 것으로 완성차 전체 부품의 50%를 차지하는 핵심 부분이다.
현재 대부분의 차종이 주요 부분을 모듈화해 조립하는 ‘모노코크 방식’으로 제작되는 것과 달리 비포장도로를 많이 달리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지프 랭글러는 차량 하부에 강철 구조물(프레임)을 놓고 그 위에 주요 부품을 올리는 ‘프레임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국내에선 기아자동차 모하비, 쌍용자동차 코란도 스포츠 등이 프레임 방식이다.
오하이오공장은 양산 첫해인 2006년 모듈 공급량이 4만대에 그쳤지만 2007년 15만6000대, 2013년 22만대, 지난해 24만5000대로 늘었다. 올 상반기까지 누적 생산량은 174만5000대다. 미시간공장은 지프 그랜드 체로키와 닷지 듀랑고에 들어가는 프런트(앞바퀴 부분), 리어(뒷바퀴 부분)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연간 36만대 규모로 누적 공급량은 188만대에 달한다.
두 공장의 올해 예상 생산량은 58만4000대다. MNA 양산 첫해인 2006년의 4만대와 비교해보면 10년 만에 14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회사 측은 올해 말 누적 4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북미 수주 확대할 것”
현대모비스와 크라이슬러 간 인연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크라이슬러는 신형 지프 랭글러에 탑재할 컴플리트 모듈 공급 업체를 찾고 있었다. 프레임 방식인 기아차의 1세대 쏘렌토에 컴플리트 모듈 공급 경험이 있는 현대모비스가 경쟁 입찰에 참여했고, 크라이슬러 구매팀이 현대모비스의 경기 화성 모듈공장 실사까지 거친 끝에 공급 업체로 선정됐다.
MNA 오하이오공장 라인은 크라이슬러의 공장 라인과 컨베이어벨트로 연결돼 있다. 현대모비스가 제조한 모듈이 벨트를 타고 題慕?크라이슬러 공장에 들어간다. “상호 신뢰가 없으면 채택하기 어려운 생산 구조”라는 게 현대모비스 측의 설명이다.
랭글러 수요 증가에 따른 라인 증설, 공정 재배치 등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어 생산성이 계속 향상됐다. 공장 설립 초기 근로자 1인당 주 40시간(월~금, 8시간씩)이던 근무 시간이 현재는 주 60시간(월~토, 10시간씩)으로 늘었고 일요일도 격주로 공장을 돌리고 있다.
두 회사의 신뢰 덕분에 현대모비스는 2010년 경쟁입찰 없이 단독 참여 방식으로 추가 수주를 따내 미시간공장을 지었다. 박진우 MNA 법인장은 “그동안의 성공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북미시장에서 수주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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