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정상회의
러시아 위협 커진 접경국에 냉전 이후 최대 병력 파견키로
[ 이상은 기자 ]
미국·유럽 등의 군사 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에도 불구하고 NATO와 EU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하는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브렉시트로 서방의 군사적 패권이 약해졌다는 우려를 없애기 위한 조치다.
NATO 28개국 정상은 지난 8~9일 폴란드 바르샤바에 모여 회의를 열고 이같이 정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이번 회의의 주요 안건은 러시아에 대한 공동대응 및 지중해 난민 문제 등이었지만, 회의장을 주도한 이슈는 브렉시트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브렉시트 투표 결과는 유럽 통합의 불확실성을 키웠다”면서도 “브렉시트가 EU 전체 조직을 허물어뜨리거나 미국과 유럽의 관계를 훼손할 것이라는 지적은 잘못된 과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 안보와 방위에 대한 미국의 변함없는 헌신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며 “좋은 시절이든, 나쁜 시절이든 유럽은 언제든 미국에 의지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NATO 사무총장은 “우리의 안보는 상호 연 巢?있다”며 결속을 강조했다. 마이클 팰런 영국 국방장관은 바르샤바 회의 참석 직전 영국의 BBC 라디오에 출연, “EU를 떠나는 것이 세계에 등을 돌리는 일은 아니다”며 “EU에서 빠지는 만큼 NATO에 더 많이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NATO 회원국은 2020년까지 군사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2%로 늘린다는 약속을 지키기로 다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GDP의 2%라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회원국이 많다”고 지적했다. 현재 이 약속을 지키는 나라는 미국·영국·그리스·에스토니아·폴란드 5개국뿐이다.
NATO는 또 러시아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내년에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폴란드·에스토니아·리투아니아·라트비아 4개국에 4개 대대 병력을 파견하기로 했다. 냉전 후 최대 규모다. 알렉산더 그루시코 NATO 주재 러시아대사는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NATO의 이런 움직임을 “새로운 철의 장막”을 세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NATO 회원국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대한 군사훈련 및 재정 지원을 연장하기로 결의했다. 당초 올해 아프간 주둔군을 줄일 계획이었으나 탈레반 세력이 북부에서 확대되자 계획을 변경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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