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열 기자 ] 지식기반 사회와 정보화시대 도래를 예언한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1928~2916)가 ‘영원한 미래’로 떠났다. 그는 지난달 2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87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토플러는 그의 대표적 저서 《제3의 물결》에서 제1의 물결인 농업혁명은 수천년, 제2의 물결인 산업혁명은 300년이 걸렸지만 제3의 물결인 정보화혁명은 30년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의 예언은 적중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인공지능(AI)은 21세기 지구촌을 무서운 속도로 바꿔놓고 있다. 그가 《제3의 물결》에서 처음 언급한 ‘재택근무’ 역시 이미 기업의 화두가 됐다.
그는 뉴욕에서 태어나 뉴욕대를 졸업한 뒤 미국 중서부 공업단지에서 용접공으로 일했다. 이 경험을 토대로 노동전문 기자로 글을 썼고,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IBM에서 컴퓨터와 사회 변화를 연구했다. 디지털 혁명과 21세기 자본주의 미래를 아우르는 그의 통찰과 혜안은 여기서 움텄다. 그는 《미래 쇼크》(1970년) 《제3의 물결》(1980년) 《권력이동》(1990년)을 10년 주기로 출간하면서 미래학자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그는 《권력이동》에서 권력의 원천을 저품질 권력인 폭력, 중간 품질인 부(富), 고품질인 지식으로 분류했다. 또 세계의 권력구조가 붕괴하고 있으며 누가 새 지식 네트워크를 통해 권력을 쥘 것인지가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식사회의 도래’를 누구보다 먼저 꿰뚫고, 예측했다.
일부 학자는 그의 저서를 ‘과학적 방법론이 부족한 지적 유희’라고 비판한다. 하지만 미래는 토플러의 예언을 너무나 닮아간다. 그의 예측대로 지식과 정보를 통해 개인이 자유의지를 펼치는 탈(脫)집중화는 빠르게 이뤄졌고, 생산력의 원천은 노동·토지·돈에서 정보로 옮겨갔다. 특히 《제3의 물결》은 발간 직후 중국 개혁주의 지식인들의 ‘성서’가 됐다. 당시 자오쯔양(趙紫陽) 공산당 총서기는 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판매금지를 풀었고, 중국의 개혁·개방을 앞당기는 촉매가 됐다.
김태유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토플러는 인류 문명의 미래를 보여준 선각자”라고 했고, 조동성 중국 청쿵경영대학원 교수(서울대 명예교수)는 “미래를 예측한 역사학자 두 사람을 꼽자면 토플러와 마르크스”라며 “마르크스는 생산력과 생산 단계의 변화에, 토플러는 생산력의 원천이 노동에서 정보로 옮겨가는 점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마르크스가 예견한 공산주의는 실패한 실험으로 끝났으나 토플러가 내다본 정보사회는 현실이 됐다. 4, 5면에서 토플러의 생애와 미래 전망, 미래를 개척하는 기업들을 상세히 알아보자.
웰컴 투 '주피터'…탐사선 주노, 궤도 진입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1610년 직접 만든 망원경으로 목성(Jupiter)을 관측하고 있었다. 그는 이상한 현상을 보았다. 목성을 도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오늘날 이오, 유로파, 가 玖瀕? 칼리스토로 불리는 목성 위성이다. 그는 위성의 위치를 기록했다. ‘모든 천체는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는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이 맞다면 목성 위성도 지구를 돌고 있어야 했다. 그는 천동설이 틀렸음을 발견했다. 인류 지식을 통째로 바꾼 갈릴레이의 지동설은 이렇게 목성에서 왔다. 미국 우주탐사선 주노(Juno)가 지난주 목성 궤도에 진입해 탐사를 시작했다. 주노는 구름 속을 보는 능력을 가진 여신이다.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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