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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음악까지…엔터업계, '콘텐츠 백화점'으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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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양성·관리서 다양한 장르로 사업 영역 확대
호두앤유 '굿바이 싱글', 키이스트 '특별수사' 만들어
SM·YG·JYP 등도 드라마·예능·영화 제작에 나서



[ 유재혁 기자 ] 국내 메이저 영화 투자배급사인 쇼박스가 투자배급한 ‘굿바이 싱글’이 지난달 29일 개봉해 흥행 선두를 달리며 7일 현재 124만명을 모았다. NEW가 투자배급한 ‘특별수사’는 지난달 16일 개봉해 이날 현재 122만명을 기록했다. 두 영화는 모두 배우들을 거느린 연예기획사들이 처음 제작한 영화다.

엔터테인먼트업체가 연예인 매니지먼트뿐 아니라 영화와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 유통하는 ‘콘텐츠 백화점’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영화와 드라마는 제작과 배급 과정이 달라 영역이 구분돼 있었지만 엔터테인먼트사들의 자본력과 영향력이 커지면서 통합되고 있는 추세다. 컴퓨터그래픽(CG)업체가 영화 제작에 직접 뛰어들기도 했다.

◆‘스타 캐스팅’ 무기도 영역 확장

‘굿바이 싱글’은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가 자사 소속 김혜수를 주연으로 캐스팅해 제작했다. ‘특별수사’는 배용준, 김수현 등을 거느린 키이스트가 자회사 콘텐츠K를 통해 드라마 ‘드림하이’ ‘학교’ ‘비밀’ 등을 제작해 성공한 뒤 영화로 영역을 확대한 경우다. 콘텐츠K는 웹 콘텐츠를 제작하는 계열사 콘텐츠N과 합병해 내년 말께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관용 콘텐츠K 대표는 “사업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영화와 드라마를 함께 제작하는 게 좋다”며 “드라마를 개발하다 보면 영화에 더 어울리는 스토리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중국에서 개봉해 첫 주말 박스오피스 수입 90억원을 기록한 한·중 합작영화 ‘바운티 헌터스’에는 주연 이민호의 소속사 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가 공동 제작사로 참여했다. CG업체인 덱스터는 내년 말 개봉을 목표로 총제작비 300억원 규모의 대작영화 ‘신과 함께’를 제작하고 있다. 덱스터의 김용화 대표 겸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촬영 중이다.

주원, 강지환, 김정은 등이 속한 코스닥 상장사 심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해 회사 이름을 바꾼 중국 화이브라더스는 방영 중인 MBC 드라마 ‘운빨 로맨스’를 제작했다. 화이브라더스는 지난달 27일 이선혜 작가를 영입해 드라마 제작 분야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작가는 KBS ‘해피선데이-1박2일’과 tvN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를 흥행시킨 주역이다.

전지현의 소속사 문화창고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등을 집필한 박지은 작가와 함께 전지현·이민호를 주역으로 내세운 ‘푸른 바다의 전설’(가제)을 시작으로 드라마 제작에 뛰어들었다. ‘별그대’를 제작한 HB엔터테인먼트는 영화를 제작하기로 하고 담당자를 채용했다. HB는 김래원, 지진희, 이지아 등을 거느리고 있다.

SM과 YG, JYP, FNC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음악기획사도 배우 매니지먼트와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및 영화 제작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4대 영화 투자배급사 중 하나인 NEW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처음 제작해 성공했고, 관련 OST 등 음악사업도 펼치고 있다.

◆한류스타 내세워 중국 자본·시장 겨냥

이 같은 ‘콘텐츠 백화점’ 행렬에는 가수와 배우의 매니지먼트를 기반으로 확장한 사례가 많다. 스타 캐스팅이 콘텐츠 제작의 성공 여부에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모바일 시대를 맞아 전 세계로 시장을 확대한 한류스타의 힘이 그만큼 세졌다. 스타가 출연하지 않은 콘텐츠는 투자받기 어렵다. 스타가 출연하면 드라마나 영화의 수출 실적도 좋아진다는 분석이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돈을 많이 번 스타들은 의미 있는 작품을 직접 개발해 출연하거나 제작하려는 욕구도 드러낸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중국 자본이 몰려들면서 회사 몸집을 키울 필요성이 커졌다. 키이스트와 덱스터, FNC 등의 2대 주주는 중국 업체다. 심엔터와 초록뱀, 레드로버 등은 경영권을 중국 기업에 넘겼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호두앤유, 스타하우스, 문화창고 등은 몸집을 키워 중국과의 협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중국 자본이 투입된 콘텐츠는 중국 시장에 팔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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