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전투기 F-35 도입 '다른 길' 간 양국
예산 고려 vs 방산 육성
전문가들도 의견 엇갈려
"수명주기관리 도입" 목소리
[ 송종현 기자 ] 한국과 일본은 2014년과 2012년 각각 공군의 차세대 주력 전투기로 록히드마틴의 F-35(사진)를 선정했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전투기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두 나라는 도입 방식에선 다른 결정을 내렸다. 한국이 록히드마틴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지 않는 조건으로 도입 가격을 낮게 책정한 반면 일본은 한국보다 도입 가격을 비싸게 지급하면서 기술이전을 약속받았다.
한국은 미국 록히드마틴으로부터 F-35 40대를 수입하기로 결정했다. 대당 구입 가격은 1211억원이다. 이 가격엔 F-35에 적용되는 핵심기술을 이전받는 것이 빠져 있다.
반면 일본은 2017년 4대를 우선 도입한 뒤 추가로 총 42대까지 구매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우선 도입하는 4기의 대당 평균 가격은 약 1417억원이었다. 대신 일본은 미국으로부터 F-35에 탑재되는 레이더 등 핵심기술을 이전받기로 합의했다.
한국이 록히드마틴과 체결한 내용이 알려지자 국내에선 이 계약을 놓고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다. 방위사업 뺐?기획재정부 등은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사업인 만큼 국가 재정 건전성을 고려해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대래 성균관대 국정전문대학원 석좌교수(전 방위사업청장)는 “국가안보가 최상위에 있는 국가 아젠다지만, 이를 달성하는 수단이 비효율적이거나 비경제적이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방산업계와 정치권 일각에선 “무기 도입 후 유지보수 비용, 방산시장 육성 등 여러 측면을 고려했을 때 잘못된 결정”이라는 반발이 나왔다. 이인제전 새누리당 의원은 “한국은 F-35 40대 전부를 완제품으로 도입하기로 했다”며 “완제품만 도입하면 유지관리를 전적으로 록히드마틴에 맡겨야 해 20조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산업계에선 “‘구입만 하면 끝난다’는 전제로 무기구매를 결정할 게 아니라 수명주기관리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수명주기관리란 무기 체계를 연구개발(R&D)하거나 구매해 운용하다가 도태할 때까지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도입 가격을 낮추는 데 주력하기보다는 유지비용, 선진기술을 국산화했을 때 발생하는 경제효과까지 감안해 무기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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