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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 겪는 최저임금 협의] 막막한 중기…"최저임금 더 오르면 아예 사업포기"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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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중앙회 설문조사

"채용축소·감원"도 45%



[ 안재광 기자 ] 경기 화성시에 있는 열처리 전문기업 A사는 최근 10억원가량을 들여 자동화 장비를 설치했다. 매출이 30억원에 불과한 A사가 큰돈을 투자한 것은 매년 증가하는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인건비 부담 탓이다.

이 회사에서 일하는 50여명의 근로자 중 40명가량은 외국인이다. 열처리 작업 특성상 일이 험한데 급여는 높지 않아 청년 구직자를 고용하는 게 어렵다. 외국인 근로자 비중이 높아지자 A사는 외국인 근로자 전용 기숙사와 식당까지 만들었다.

잔무와 휴일근무, 기숙사비 등을 합쳐 회사는 이들에게 1인당 연평균 3000만원 안팎을 쓴다. A사 사장은 “최저임금이 10%가량만 올라도 이익을 내기 어렵다”며 “공장 자동화를 추진해 10명 정도의 근로자를 정리하고 최소 인력만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노동계의 요구에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다. 최저임금에 걸쳐 있는 근로자 비중이 대기업과 중견기업보다 높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전국 335개 중소기업을 상대로 설문조?한 결과, 응답 업체의 절반 이상(51.3%)이 내년 최저임금을 현 수준에서 동결해야 한다고 답했다. 2% 이내 인상해야 한다는 응답은 20.9%로 나타났다. 최저임금이 오른다면 신규 채용을 축소(27.9%)하거나 감원(16.6%)하겠다는 기업이 44.5%에 달했다. 아예 사업을 포기할 것이란 응답도 37.4%였다.

충남 천안시에 있는 전자부품 제조사인 B사 또한 ‘신규 채용 축소’로 최저임금 인상에 대비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이 전체 근로자 임금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게 더 큰 우려다. 설문 결과 인상된 최저임금이 전체 근로자 임금 인상에 영향을 미친다는 중소기업이 64.8%로 나타나 그렇지 않은 기업(35.2%)을 크게 앞섰다.

이와 관련해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영세한 중소기업 실정을 고려해 최저임금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최저임금 산정 기준에 기본급과 매달 지급하는 수당만 포함하고 있어 상여금과 숙박비를 포함하는 영국, 프랑스에 비해 지나치게 산정 기준이 협소하다는 것이다. 최저임금을 산정할 때도 지역과 업종을 고려해야 한다고 중소기업계는 주장하고 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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