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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빚 안내고 '20조+α' 재정 투입…브렉시트·구조조정 파고 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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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 편성
13년 만에 적자국채 발행 안해

경기 진작·재정건전성 확보 '두마리 토끼 잡기'
SOC·실업자 지원 집중…약발 있을지 주목
구체적 지출 내역 없는 '깜깜이 추경' 논란도



[ 김주완 기자 ]
정부가 올 하반기에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20조원 이상의 재정 확대에 나선 것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번에도 구체적인 지출 내역이 없는 ‘깜깜이’ 추경안에 국회에서 선심성 예산이 추가될 가능성이 높아 재정 확대 효과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SOC와 일자리에 집중 투입

정부가 28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밝힌 재정보강 수단은 두 가지다. 추경 10조원에 기금 용도 변경, 공기업 투자, 정책금융 확대 등으로 10조원 이상을 더해 총 20조원 이상의 재정을 추가 투입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앙·지방 정부의 예산 집행률을 높이고 지방자치단체의 추경 편성을 독려해 추경 효과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이호승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로 봤는데 이번 재정보강이 없다면 2%대 중반에 머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에 마련한 재원을 사회간접자본(SOC) 등 일자리 확충 효과가 큰 사업과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자 지원에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빚 없는 재정 확대

추경은 보통 적자국채를 발행해 조달한다. 작년에도 그랬다. 빚을 내는 만큼 재정 여건에는 부담이 된다. 하지만 올해는 국채발행 없이 작년에 남은 세계잉여금(2조8000억원 가운데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 등에 쓰고 남은 1조2000억원)과 올해 초과 세수로 충당한다.

이 때문에 추경 규모가 10조원으로 시장과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슈퍼추경’보다는 크게 줄었다. 이는 경기진작 효과와 재정건전성 확보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는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게 기재부 설명이다. 새로 빚을 내지 않는 추경 편성은 2003년 이후 13년 만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추경은 경기가 추가로 침체되는 것을 막는 수준”이라며 “최근 세계 경제를 보면 올해 성장률 2%대 중반 이상을 달성해도 선방한 것”이라고 말했다.

○약발 있을까

추경 규모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10조원 정도면 경제 성장률을 0.2%포인트 올릴 수 있는 수준으로 적당하다”며 “3개월 동안 꼭 필요한 국가 기간산업에 집중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재정건전성을 기하려다 경기 부양 효과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장기적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려면 20조~22조원 정도는 편성해야 한다”며 “우선적으로 취약계층의 가처분소득을 늘려 소비 활성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경으로 지자체와 지방 교육청에 추가 배분되는 예산의 효율성을 확보하는 것도 관건이다. 추경 10조원을 모두 잉여 내국세로 메울 경우 지방교부금(내국세의 19.24%)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내국세의 20.17%)으로 각각 1조9240억원과 2조170억원을 나눠줘야 한다. 지방 교육청이 중앙정부가 반대하는 누리과정에 추경 자금을 사용하면 재정 지출 효과가 떨어지기 쉽다.

○국회 통과할까

이번 추경안도 지난해에 이어 구체적인 지출 내역이 없어 급조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돈 쓸 곳을 정하지 않고 가용 재원만 먼저 발표해 지출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다. 지난해 엄밀한 계산 없이 추경을 편성했다가 불필요한 국채를 2조2000억원(추가 세수) 발행했고 주요 관리대상사업 집행률은 96.2%에 그쳤다.

기재부 관계자는 “액수만 먼저 정하다 보니 정치권이 선심성 사업을 추가하는 빌미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추경에서) 청년일자리에 대한 대안, 누리과정 예산에 대한 해법도 제시해야 한다”고 말해 정부안대로 추경 통과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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