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가전사업부 강점
1분기 영업이익률 10% 육박
2분기 실적은 에어컨이 이끌 듯
'G5' 판매 부진 아쉽지만
'G6'로 반전 노릴 수도
자동차 부품시장 600조 규모
LG화학·이노텍 등과 시너지 기대
박원재 <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 william.park@dwsec.com >
LG전자의 가전 사업이 놀랍다.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 가전·에어컨)사업부 및 HE(Home Entertainment, TV)사업부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쇼인 CES에서 발표한 초고가 가전 브랜드 ‘LG 시그니처’를 선보인 뒤 고가 제품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미국 경기 회복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껑충 뛴 가전 영업이익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제품 홍보의 자연스러운 확산 현상도 주목할 만하다. 과거에는 가전제품을 자랑할 방법이 없었지만 이제는 요리하는 모습, 집안 모습 등을 자연스럽게 SNS로 공유하고 자랑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트윈워시 같은 고가 제품 판매 확대 및 원가구조 개선이 영업이익률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 1분기 H&A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은 9.7%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 5.6%에 비해서 4.1%포인트나 개선됐다. 2분기는 에어컨이 본격적으로 판매되는 성수기다. 안정적인 실적이 기대된다.
고가 가전 브랜드로서 중장기적으로도 다양한 제품 개발이 가능할 전망이다. 예를 들어 미세먼지 등으로 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공기순환을 위한 에어컨 등 복합 가전 기기 판매가 더 늘어날 수 있다. 중국 업체들의 성장이 가파른 것이 사실이지만 LG전자에도 여전히 기회가 있다.
낮은 수익성을 보이던 TV사업은 OLED TV 판매로 고가 제품 비중이 증가하면서 수익성 개선이 나타나고 있다. 과거 손익분기점(BEP) 수준이던 영업이익률이 1분기에 7.7%까지 상승했다.
OLED TV는 신제품 출시 이후 판매가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더욱 긍정적이다. LED TV로 삼성전자가 TV시장에서 급성장한 것처럼 LG전자는 OLED TV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차, 재도약 발판 될까
물론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은 아쉽다. 야심작이었던 주력 스마트폰 G5 초기 시장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지만 초기 납품 대응에 실패하면서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G5의 판매 부진으로 실적 개선 시기를 예상하기 어려워졌다.
그러나 희망을 버릴 필요는 없다. 삼성전자도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 2015년 갤럭시S6엣지의 초기 반응이 좋았으나 공급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갤럭시S7은 초기 공급에 성공하면서 좋은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LG전자도 G5가 아니라 G6가 더 중요한 모델이 될 수 있다.
자동차 부품 사업 전망도 매우 긍정적이다. 자동차산업은 2500조원이 넘는 거대 시장이다. 부품산업만 600조원 수준으로 스마트폰 시장(450조원)보다도 크다. 이런 자동차 시장이 전기전자화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을 놓친 LG전자로서는 절호의 기회다.
LG전자는 2017년 GM의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에 구동 모터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납품할 계획이다. 전기차 구동 모터 납품은 의미가 크다. 핵심 부품 중 하나기 때문이다. 다른 업체로의 수주도 지속되고 있다. LG화학, LG이노텍 등 관계 회사들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해볼 만하다.
결과적으로 그동안 성장이 둔화되던 가전 사업에서 성장 기회가 찾아왔고 OLED TV로 TV 사업 1위에 대한 희망이 생겼으며 정보기술(IT)산업의 새로운 먹거리인 자동차 부품 사업에서도 성과가 나기 시작했다.
전 세계 경쟁력 있는 가전 업체들이 열심히 뛰고 있다. LG전자도 잘하는 분야에서 더 잘하면 된다. 안정적인 성장을 기대한다.
박원재 <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 william.park@dwsec.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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