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관련 의혹 완전히 해소되는 게 전제조건"
이 기사는 06월16일(04:0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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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연말까지 호텔롯데를 상장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거래소와 투자은행(IB) 관계자들은 “절차상으로는 호텔롯데가 연말까지 상장할 수 있다”면서도 “회사를 둘러싼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는 것이 전제조건”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한국거래소 상장 규정상 호텔롯데는 언제든 상장예비심사를 다시 청구할 수 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에서 스스로 상장을 철회한 기업의 예비심사청구를 일정 기간 막는 조항은 없다.
다만 호텔롯데가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려면 검찰 수사에서 회사에 대한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어야 한다는 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김성태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장부장은 “호텔롯데에 대한 분식회계, 부당한 내부거래, 횡령, 배임 등 혐의가 온전히 벗겨져야 상장을 위한 질적요건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기 위해서는 매출, 순이익 등 양적요건과 적절한 내부통제, 경영 투명성 등 질적요건을 모두 만족해야 한다.
호텔롯데가 연내에 상장하려면 늦어도 9월 말까지는 상장예비심사를 다시 청구해야 한다. 기업이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면 한국거래소는 45영업일 안에 심사결과를 통보해야 한다. 호텔롯데는 지난 상장예비심사에서 우량기업에 대해 심사기간을 20영업일로 줄여주는 패스트트랙 제도를 적용받았다. 하지만 최근 호텔롯데를 둘러싼 의혹이 불거진 만큼 다시 예비심사를 청구한다면 거래소가 지난번보다 오랜기간 심사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상장예비심사에 통과하면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다. 증권신고서 효력이 발생하려면 15영업일동안 투자자 숙려기간을 거쳐야 한다. 이후 국내외 기업설명회, 기관 수요예측, 공모주 청약 등 상장 절차에도 3주 이상이 소요된다.
롯데그룹의 기대와는 반대로 검찰 수사 과정에서 호텔롯데가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난다면 상장은 당분간 힘들어진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에 따르면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던 기업은 당시 제출한 감사보고서가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면 3년간 다시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수 없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12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해 올 1월 28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이달 29일 상장을 목표로 상장 절차를 밟았지만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면세점 입점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상장을 3주가량 미뤘 ? 이후 신동빈 회장 일가와 주요 임원들이 호텔롯데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지난 13일 상장을 철회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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