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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칼럼] 인구·출산 대책, 혹 하나 더 붙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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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 빠진 독에 물붓기식 출산장려책
외국인 이민 확대해 고령화 저지
인구 규모보다 구조 개선에 힘써야

김영봉 < 중앙대 명예교수·경제학 kimyb5492@hanmail.net >



지난 10여년간 우리 전문가들은 세계 최저의 출산율과 곧 도래할 ‘인구절벽’으로 한국이 쇠망 위기에 있음을 지적해 왔다. 그래서 ‘정부 예산으로 출산을 증대시켜 노령화와 인구 감소를 저지한다’는 국가 인구정책의 기조가 만들어졌다. 과연 이런 정책이 출산·인구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인식한 것인지 심각히 돌아봐야 할 때다.

첫째, 국가가 돈을 풀어 청년층의 결혼·출산을 도모한다는 정책은 오늘날 ‘무효의 처방’으로 드러났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현재 매달 최대 75만5000원을 5세 이하 보육료로 지원하는데 이렇게 보육비 전액을 국가가 일괄 지원하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이런 식으로 지난 10년간 150조원이 저출산 관련 대책으로 뿌려졌으나 출산율은 오히려 매년 떨어지는 추세다. 그럼에도 2020년까지 준비될 정부의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계획은 ‘청년고용 활성화시켜 결혼 기반 마련합니다’ ‘행복한 임신과 출산, 사회가 책임집니다’ 등의 구호 아래 취업에서 호스피스까지 완전한 생애복지지원을 담고 있다.

최근 수행된 한·일 여론조사에서는 20~40대 한국인의 55.6%가 결혼은 ‘안 해도 좋다’ 또는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응답했다. 특히 여성은 72.1%가 결혼에 소극적이거나 부정적이었다. 과거 세대에 비해 보다 높은 소득과 자유를 누리는 오늘의 젊은이들은 자신의 일과 여가를 포기하며 결혼·출산·육아의 고통과 희생을 참을 생각이 없다. 이런 젊은이들을 돈으로 유인해 출산을 장려하는 것은 터진 독에 물 붓기처럼 되지 않는 시도다. 이런 정책은 청년·여성·노인의 복지대책은 될지언정 출산에 관한 한 ‘불임(不姙)의 대책’으로 규정할 수밖에 없다.

둘째, 한국은 세계 최고의 인구조밀국가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한국의 인구밀도는 2014년 기준 ㎢당 503명으로 선진국 중에는 네덜란드(408명)만이 우리에 근접한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전 국토가 거의 평지다. 따라서 국토의 70%가 험한 산지인 우리는 얼마나 비좁게 몰려 사는 국민인가. 이런 비정상적 인구조밀국가는 어떤 형태로든 과잉인구의 고통과 비용을 항상 치르므로 출산장려정책은 존재 자체가 비상식적인 것이다.

우리 국민은 5000만이 10만㎢의 좁은 땅에 몰려 살면서 제각기 교육 수준, 자격과 스펙, 경쟁 능력 등을 키울 대로 키웠다. 이렇게 무장한 국민은 경제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오직 공무원·공기업·대기업 같은 좋은 일자리만 찾게 됐다. 현재 정부의 출산정책은 향후 이렇게 좋은 일자리만 찾는 또 한 명의 한국인 탄생을 국고로 지원하자는 것이다. 저성장·고용절벽 시대에 이런 출산지원정책이 효과를 발휘한다면, 이미 심각한 취업난에 또 하나의 혹을 붙이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다.

따라서 한국에 필요한 인구정책은 인구 규모보다 그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돼야 한다. 오늘날 한국인은 능력과 필요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대학에 가고, 비록 실업자가 되더라도 중소기업·제조업 같은 힘든 직장은 사양한다는 획일적인 가치관을 갖게 됐다.

그러나 한 사회가 건강하고 경쟁력 있게 존재하려면 학력·능력·가치관을 다양하게 가진 사람들이 경제사회의 구석구석에서 필요한 일을 기꺼이 수행하고 자신들의 문화를 자랑스럽게 만들어야 한다.

한국의 급속한 고령화는 피할 수 없는 추세다. 한국인의 출산증대 유도가 거의 불가능한 현실에서 국가사회의 노쇠화를 지연시킬 유일한 방도는 젊고 건강한 외국인을 수혈받는 것이다. 향후 우리의 장기적 인구정책은 한국을 ‘헬조선’, ‘흙수저’의 불행한 나라로 보는 ‘원조 한국인’보다 한국을 기회와 행복의 나라로 여기는 ‘귀화 한국인’을 우대하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 더 많은 국민이 행복한 나라로 믿을수록 그 나라는 정말 행복한 나라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따라서 출산율도 높아지지 않겠는가.

김영봉 < 중앙대 명예교수·경제학 kimyb5492@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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