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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씨카드·한경레이디스컵 2016] 역전·재역전·무명 반란…올핸 어떤 드라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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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9 대회 100배 즐기는 5대 관전포인트

귀신러프·구겨진 그린…예측 불허 '팔색조' 코스
'춘추전국' KLPGA, 시즌 최고 명승부 예고



[ 이관우 기자 ] 오는 23일부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비씨카드·한경레이디스컵 2016이 열리는 경기 안산시 대부도의 아일랜드CC는 3면이 바다에 둘러싸인 ‘링크스 스타일’ 코스다. 붉게 타는 석양과 잔잔히 피어오르는 해무(海霧), 반짝이는 바다 비늘이 절경이다. ‘한국의 페블비치’라고 불리는 이유다.

하지만 쉽사리 정복을 허락하지 않는 ‘팔색조’ 코스로도 유명하다. 그간의 투어 대회가 역전과 재역전, 무명의 반란 등 변화무쌍한 드라마로 점철된 것도 이런 까닭이다. 갤러리들의 묘미를 더해줄 관전 포인트 다섯 가지를 모았다.

(1) ‘멀티 아일랜드 퀸’누구?

아일랜드CC에선 2012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여섯 번의 대회가 열렸다. 그러나 이 코스를 두 번 이상 정복한 이는 없다. 정희원(25·파인테크) 김세영(23·미래에셋) 백규정(21·CJ) 전인지(22·하이트진로) 장하나(24·비씨카드) 박성현(23·넵스) 등 대회마다 승자가 달랐다. 왜 그럴까.

코스가 일단 오묘하다. 아름답지만 까다롭다. 러프의 풀(페스큐)이 길게 자랄 경우 난도는 수직상승한다.

공이 들어가면 1타는 각오해야 한다. 그린은 구겨놓은 종잇장처럼 울퉁불퉁하다. 조금만 그린을 빠르게 세팅하면 선수들이 쩔쩔맬 수밖에 없다. 티잉 그라운드와 그린 상공 위의 풍속이 다를 때도 많다. 전장헌 아일랜드CC 이사는 “그린 위와 골퍼가 서 있는 곳의 풍향이 서로 다를 때가 잦다”고 말했다.

(2) 생애 첫 승자 또 나올까

올 시즌 첫 아일랜드 코스 2승자가 나올지도 눈여겨볼 만하다. 지난 4월 삼천리투게더오픈(아일랜드)을 제패한 박성현이나 같은 달 롯데마트여자오픈(롯데스카이힐제주)을 장악한 장수연(23·롯데), 롯데칸타타여자오픈(롯데스카이힐제주)에서 첫 승을 올린 박성원(23·금성침대), 에쓰오일챔피언스인비테이셔널(엘리시안제주)을 첫 승 신고식 무대로 만든 박지영(20·CJ오쇼핑) 중 한 명이 정상에 오를 경우다.

올 시즌 12개의 KLPGA 정규대회에서 6명의 생애 첫 우승자가 탄생했다. 누구나 챔피언 후보라 할 만큼 평균 기량이 상승한 결과라는 게 골프계의 평가다. 벌써부터 일곱 번째 첫 승자 탄생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톱10’ 진입 성적만 놓고 보면 투어 7년차 안송이(26·KB금융그룹)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올 시즌 톱10 진입률 공동 8위에 올랐다. 2010년 투어에 데뷔한 그는 그동안 세 번이나 우승 문턱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멘탈이 늘 아쉬움으로 남는다는 그는 “이번 대회에선 승부수를 던져 꼭 첫 승을 따낼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3) ‘U턴족’부활 신호탄 쏠까

2006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신인왕 이선화(30)와 지난해 LPGA에 진출한 박주영(26·호반건설) 등 ‘복귀파’는 자존심 회복이 급선무다. 눈부시게 발전한 후배들에게 눌려 예전의 기량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박주영의 올 시즌 최고 성적은 공동 16위. 이선화도 일곱 번 출전해 세 번이나 예선 탈락했다. “꼬인 샷과 퍼팅감을 끌어올려 진짜 실력을 보여주겠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각오다. 2013년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메이저 챔프 나다예(29·대방건설)와 2014년 JLPGA 데뷔 첫해 우승컵을 차지한 정연주(24)도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4) 아마챔프 탄생할까

유일한 아마추어 출전자인 성은정(17·금호중앙여고)의 ‘반란’도 관심거리다. 그는 초등학생 때부터 거의 모든 대회를 휩쓸다시피 한 ‘골프 영재’다. 키 175㎝의 탄탄한 체격을 갖춘 그는 중학교 3학년 때인 2013년 한국여자오픈에서 평균 280야드의 드라이버샷을 날린 괴력의 장타자다. 이런 실력은 지난해 US여자주니어골프선수권 대회 제패로 세계 무대에서도 확인됐다. 이 대회는 글로벌 골프 스타의 등용문으로 유명하다. 박인비 이민지 김인경 등이 이 대회 챔피언 출신이다. 성은정이 우승하면 2012년 롯데마트여자오픈을 제패한 김효주(21·롯데) 이후 4년 만에 아마추어 챔피언이 탄생한다.

(5) 하민송‘역전패’한 풀까

‘마시마로’ 하민송(20·롯데)은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아픈 기억 때문이다. 지난해 첫 대회에서 3라운드 단독 선두로 생애 첫 승을 다 잡은 줄 알았다. 선배 장하나에 덜미를 잡히기 전까진 그랬다. 그는 이후 6개 대회를 더 치르고서야 챔피언 트로피에 입맞춤할 수 있었다. 그는 “당시 역전패가 쓴 약이 됐다”며 “올해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치른다면 허무하게 무너지진 않을 것”이라고 별렀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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