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합법적 조치 희망"
[ 박상익 기자 ]
우리 군과 해양경찰, UN군사령부가 한강 하구에서 불법 조업하는 중국 어선을 단속하는 공동작전에 나섰다. 군과 해경, UN군사령부가 제3국 민간 어선 퇴치를 위해 공동작전을 펼친 것은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처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10일 해군과 해병대, 해경, UN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요원 등으로 구성된 민정경찰(Military Police)을 한강하구에 투입해 불법 조업하는 중국 어선을 차단, 중립수역 밖으로 밀어내는 작전을 벌였다.
합참에 따르면 중국 어선들은 공동작전이 시작되자 북측 연안으로 도망쳤으며 작전은 이날 오후 3시40분에 끝났다.
민정경찰은 정전협정 후속합의서에 따라 선박(고속단정·RIB) 네 척, 24명으로 편성됐다. 작전에 투입된 민정경찰은 UN군사령부 깃발을 달고 개인화기(소총) 등으로 무장한 채 임무를 펼쳤다.
합참 관계자는 “중국 선박이 완전히 철수할 때까지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1953년 10월 군사정전위원회에서 비준된 정전협정 후속합의서는 경기 파주시 탄현면 만우리 인근 한강에서 인천 강화군 서도면 볼음도 인근 한강 하구까지 67㎞ 구간을 중립수역으로 정하고 있으며 합의서 내에는 선박 출입 규정이 담겨 있다.
중국 어선은 볼음도 인근 한강 하구 중립수역 일대에서 2014년까지 연 2~3회 불법조업을 했으나 지난해에는 120여회, 올 5월에는 520여회로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어족자원이 풍부한 시기에는 1회에 30여척이 몰려다니며 범게, 꽃게, 숭어를 치어까지 싹쓸이하고 있다.
정부는 한강 하구 수역이 수십년간 출입하지 않던 구역이라는 점에서 단속 과정에서 자칫 북한과 우발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민정경찰 운용과 관련한 내용을 담은 대북 전화통지문을 UN군사령부 군정위 이름으로 지난 8일 보냈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 정부의 다각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강 하구 수역에서 중국 어선이 불법조업 행위를 지속하는 등 외교적 조치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UN군사령부와 협의를 통해 민정경찰을 운용하기로 했다”며 “정전협정의 정상 이행을 위해 UN군사령부 군정위 협조 아래 운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측에도 민정경찰 운용과 퇴거작전 등의 사실을 통보했다고 정부는 밝혔다.
UN군사령부 군정위는 지난 4월 한 달간 한강 하구 중립수역에 대한 특별조사 활동을 펼쳐 중국 어선을 정전협정을 명백히 위반한 ‘무단진입’ 선박으로 규정했다.
중국 정부는 UN군사령부와 한국 군의 군사작전을 존중하면서도 불법조업에 대해 합법적 조치를 하기를 원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한국이 문명적이고 이성적으로 법을 집행해주기를 바라며, 중국 어민들의 합법적인 권익을 성실하게 보호하고 안전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줄 것을 희망한다”고 요청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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