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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파리6대학 명예이학박사 수락 연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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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3일(현지시간) 프랑스 이공계 명문대학인 파리6대학(피에르와 마리 퀴리 대학)의 명예 이학박사 학위를 받고 프랑스어로 10분간 수락연설을 했다. 세계적인 이공계 명문대학인 파리6대학이 외국 정상에게 명예 이학박사 학위를 수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청와대는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려는 박 대통령의 비전과 성과에 대한 높은 평가가 박사학위 수여의 배경"라고 설명했다. 아래는 '인간 존중, 그리고 자유와 번영을 향한 여정: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이란 제목의 박 대통령 연설 전문.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



<인간 존중, 그리고 자유와 번영을 향한 여정 : 창조경제와 문화융성>-



존경하는 쟝 샹바즈 총장님, 티에리 망동 국무장관님,교직원과 학생 여러분, 그리고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 프랑스 지성의 산실인「소르본 대학」에서 빛나는 과학적 업적을 쌓아온「피에르와 마리 퀴리 대학」의 명예박사 학위를 받게 되어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과학과 의학 분야의 세계적 명문인「피에르와 마리 퀴리 대학」은 그동안 많은 인재들을 길러낸 배움의 요람입니다. 「피에르와 마리 퀴리 대학」이 추구해 온 ‘도전정신’과 ‘창조성’ 그리고 ‘과학적 엄밀성’은 인류 문명의 진보를 가져온 원동력이었습니다.



특히, 저는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위대한 여성과학자인 마리 퀴리의 정신이 담긴 「피에르와 마리 퀴리 대학」의 명예 이학박사 학위가 더욱 뜻 깊고,저에게 새로운 미래에 대한 도전을 요구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수백 년의 유구한 시간동안 세계 각지의 젊은 인재들은파리와 소르본에 모여 진리를 탐구하고, 새로운 세상, 더 나은 세상을 향한 꿈을 꾸었습니다. 도전정신과 창조성에 기반한 진리의 탐구는 학문과 지식을 발전시켜왔고, 이렇게 축적된 인류의 지성은 과학기술의 발전을 통해 인간의 삶을 진보시켜 왔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결국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한 인류의 긴 여정이었다고 생각입니다.

내외귀빈 여러분, 그동안 대한민국이 걸어온 경제성장과 자유민주주의의 길 역시,이러한 인류의 노력과 맥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60여년 전 한국은 식민지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국토는 폐허가 되었고, 부존자원도 없었으며, 산업에 투자할 재원도 없었습니다. 대한민국에게 유일한 희망은 오직 사람이었고, 국민들의 노력뿐이었습니다. 당시 한국의 지도자와 국민들은

우수한 인적자원을 양성해서 과학과 기술을 발전시키고, 이를 통해 산업화를 달성하는 것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은 ‘과학입국’을 모토로 세우고, 나라살림이 매우 어려운 가운데도 과학기술 발전에 과감하게 투자하여

대덕 연구단지를 세우고, 한국과학기술원(KIST)을 설립했습니다. 당시 수많은 과학자들이 선진국에서의 안정된 삶을 포기하고 귀국해서 밤낮으로 연구 활동을 하면서, 과학발전과 산업육성의 기초를 쌓았습니다. 그 결과, 대한민국은 단기간에 고憺봉揚?이루었고, 지금은 반도체, IT, 생명공학을 비롯한 첨단산업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며 지식기반 사회로 발전해 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도전도, 인류의 여정도, 아직은 가야할 길이 더 멀기만 합니다. 오늘날 국제사회는 세계경제의 불안정성에 더해, 높은 실업률과 소득 불균형, 교육 및 사회적 격차,그리고 자원의 고갈과 환경오염 등 인류의 생존과 번영을 위협하는 새로운 도전들에 직면해 있습니다. 동시에 인공지능과 가상현실을 비롯한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기존의 산업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이러한 시대적 도전과 변화에 대응해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추진해가고 있습니다. 지금은 한 사람의 창의적 아이디어와 상상력이 전 세계와 인류의 삶을 변화시키는 시대입니다. 사람은 모두 저마다 다른 소질과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창조성은 모든 사람에게 잠재되어 있기 때문에, 창조성이야말로 누구라도 발현시킬 수 있는 평등한 축복이자 기회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인간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성장시키는 기반은 바로 자유입니다.



창조경제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창의력과 상상력을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해서 이를 통해 새로운 가치와 시장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이는 자유와 평등, 인간에 대한 존중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프랑스의 정신적 이념인 자유, 평등, 박애와도 맥을 같이 합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창조경제는 단순히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습니다. 우리의 삶을 창의적으로 변화시키고,모두가 행복한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창조경제가 추구하?궁극의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한국의 각 지역에는 이러한 창조경제를 구현하기 위해 정부와 대기업, 지자체가 원스톱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17개의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설치돼 있습니다. 2년 전 한국의 한 대학생은 시각장애인들도 일반인처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스마트 디바이스를 개발하겠다는 아이디어 하나만 가지고,창조경제혁신센터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디어가 “스마트 점자시계”라는 시제품으로 발전되었고,창업을 거쳐 현재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한국의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는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혁신적 아이디어들이 자라나고 있습니. 창조경제를 통해 개인의 성공을 넘어 지구촌 많은 이들에게 가치와 행복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창조경제의 또 다른 장점은 과학기술과 산업, 그리고 문화와의 융?복합을 통해, 기존의 벽을 허물고 경계를 넘어

새로운 분야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창조경제는 문화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산업혁명 시대에는 석탄과 철강이 국력의 척도였다면, 지금은 문화가 국력이고, 국민 개개인의 상상력이 문화 콘텐츠가 되는 시대입니다. 문화가 갖는 다양성과 확장성은 관광, 의료, 교육, 제조업을 비롯한 다른 분야에 창조적 영감을 불어넣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도록 만듭니다. 오늘날 한국이 이룬 과학기술과 ICT, 문화 분야의 발전은 5천년의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축적해온 유?무형의 문화유산을 토대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프랑스 또한 세계적인 문화적 자산과 위대한 사상,그리고 뛰어난 과학기술과 연구개발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두 나라는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함께 만들어갈 최적의 파트너라고 생각합니다.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위한 양국 협력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지금 한국에서는 ‘한-불 상호교류의 해’ 행사의 일환으로 프랑스의 대표적인 세계문화유산인 선사시대 라스코(Lascaux) 동굴벽화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Jean Nouvel)이 첨단 IT기술을 이용해 구현한 전시관에는 19,000년 전 선사시대 동굴벽화 복제 작품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훌륭하게 재현되어 있습니다. 또한, 올해 3월 문을 연 French Tech Hub 서울사무소는 한국의 창조경제혁신센터 및 문화창조융합센터와 협력하여 양국의 혁신 창업기업을 공동으로 지원해 나갈 것입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이루는 핵심적인 주체는 창의력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젊은이들입니다.창조성을 배양하는 교육을 통해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는 것은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위해 가장 기초적인 투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과학기술부터 문화예술에 이르기까지 모든 형태의 창조성을 수용하는 협력적 교육 인프라를 조성해야 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학교와 산업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모두가 창의성을 증진시키는 교육환경 조성에 협력하고,청년들에게 다양성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저는 양국 학교 간 협력을 확대하여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고,산업, 지역, 정부 등 다양한 주체들의 협력을 강화해서 양국 인재들의 혁신적 활동을 지원해 나갈 것입니다. 그래서 보다 나은 세계를 만들 수 있도록 프랑스와 함께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인류는 수많은 도전과 어려움 속에서도 자유와 번영을 향해 끊임없이 전진해왔습니다.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꿈도 궁극적으로는 보다 큰 자유와 보다 행복한 번영에 있습니다.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인류의 위대한 여정에 대한민국의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이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와 대한민국 정부는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통해 인류의 삶을 보다 행복하게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피에르와 마리 퀴리 대학」그리고「파리 소르본 대학」과 소중한 인연을 맺게 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하며, 양 대학의 앞날에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기원합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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