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로비의혹 '불똥'
7일 구체적 일정 조율
[ 강영연/나수지 기자 ] 오는 29일로 예정된 호텔롯데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이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이 불거진 데 따른 것이다.
롯데그룹은 6일부터 열 예정이던 호텔롯데의 해외 기업설명회(IR) 행사를 연기했다고 밝혔다. 호텔롯데는 영국 런던, 미국 뉴욕, 싱가포르, 홍콩 등 세계 주요 도시를 돌며 투자자를 대상으로 상장을 위한 설명회를 열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2일 검찰이 롯데면세점을 압수수색한 뒤 해외 설명회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검찰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측이 롯데면세점에 화장품 매장을 입점시키기 위해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을 비롯한 롯데 관계자들에게 10억~20억원대 금품을 건넨 단서를 포착하고 압수수색했다.
롯데 관계자는 “해외 기관들이 호텔롯데에 투자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판단해 설명회를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호텔롯데의 매출과 이익에서 면세점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 이번 사태가 회사 가치를 평가하는 데도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호텔롯데 상장 일정이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설명회 일정이 미뤄짐에 따라 수요예측(15~16일), 일반 공모 청약(21~22일), 상장 등 전반적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롯데는 7일 관계당국과 협의해 구체적인 상장 일정을 협의할 예정이다.
호텔롯데는 금융감독원에 이번 사건을 반영해 정정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금감원이 이 사건을 증권신고서에 기재된 내용을 단순 정정한 것으로 보면 증권신고서 효력은 예정대로 11일 발생한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시간을 갖고 판단해야 할 안건으로 판단해 정정 증권신고서를 새로 제출한 것으로 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정정 신고서를 제출한 날로부터 15일(영업일 기준)이 지나야 효력이 발생하고, 그 이후 투자설명서를 배포하고 상장 일정을 진행할 수 있다.
강영연/나수지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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