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현 지식사회부 기자) 지난달 초부터 정부가 일부 대학들을 상대로 개인정보 보호 관련 현장점검에 나섰습니다. 점검에서 적발되면 고액의 과태료는 물론, 대학 실명까지 공개될 수 있어 점검 대상인 대학들은 ‘좌불안석’입니다.
행정자치부는 지난 12일부터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전국의 대학과 대형 학원들에 대한 개인정보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대학 내 학사·인사 시스템은 개인정보가 비교적 잘 관리되고 있지만 어학교육원 등 부속기관과 각 학과별 업무관리시스템 보호 수준이 미흡하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이번에 조사받는 대상은 대학 14곳과 전문대 4곳이 포함돼 있습니다.
행자부는 그동안 개인정보 점검을 받지 않은 대학 위주로 현장 점검 대상을 선정했습니다. 검사에 들어간 대학들은 비상입니다. 개인정보가 많은 정보시스템 관련 부서와 인사·총무팀 등은 보존기간이 끝난 문서를 파기하고 각종 개인정보 파일을 암호화 해 놓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한 대학 관계자는 “보통 검사 일주일 전에 대학에 통지가 오는데 어느 부서를 검사할 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대학 내 전체 부서가 준비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대학 관계자는 “검사 통지가 오면 야근까지 하면서 준비하지만 방대한 분량의 자료를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일주일 내에 완벽히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일부 교직원들은 미리 이같은 검사에 대비하기 위해 미리 교육부와 행자부에서 실시하는 외부 교육도 받고 있다고 합니다.
대학들이 민감하게 움직이는 것은 법 위반사항이 적발될 경우 행정처분으로 과태료가 부과되기 때문입니다. A대학 관계자는 “지난해 외주업체에 홈페이지 제작을 맡겼다가 개인정보 처리에 관한 계약을 빠뜨려 과태료 800만원을 부과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일부 대학에선 검사하러 나온 직원들이 “과태료가 나올 것 같다”며 귀띔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태료 자체도 부담이지만 1000만원이 넘어가면 개인정보보호 법령에 따라 인터넷과 언론에 대학 실명이 공표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공표 정책은 지난해부터 시행됐습니다.
일부 사기업들이 적발돼 공표된 적이 있지만 아직까지 대학이 공표된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가능성은 얼마든지 남아있다는게 대학들의 고민입니다. 이름이 공표되면 대외신인도 하락은 물론 입시, 기부금 모금에도 악영향을 받습니다. 행자부 관계자는 “대학 한 곳에도 단과대학과 교수 홈페이지 등 수백개의 홈페이지가 있어 관리가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지만 개인정보 관련 법 적용은 계속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끝)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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