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형 흑자 시대' 거슬러 오르는 종목은
[ 윤정현 기자 ] 기업들이 긴축경영을 통해 이익을 짜내는 ‘불황형 흑자 구조’가 심화하는 가운데 덩치(매출)를 키우면서 체력(이익)까지 강해진 종목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큰 상승폭을 보였지만 올 들어 일부 조정받은 화장품, 음식료, 소비재 업종의 주요 종목이 대거 포함됐다.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실적 추정치가 있는 유가증권시장 내 187개 상장사 중 지난해에 이어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증가하고 최근 3년간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꾸준히 개선된 종목은 26개였다.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G를 비롯해 LG생활건강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 화장품업종과 CJ제일제당 오뚜기 농심 신세계푸드 등 음식료업종 대표 주자들이 꼽혔다. 화장품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은 2014년 3조8000억원대이던 매출이 지난해 4조7000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는 5조8671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영업이익도 2014년 5600억원에서 지난해 7700억원을 낸 데 이어 올해 추정치는 9984억원이다. ROE도 2014년 14%에서 지난해 18%, 올해 추정치는 27%로 개선되는 추세다.
화학업종에서는 한솔케미 ? 유통부문에서는 GS리테일, 섬유업종에서는 한세실업, 금속 및 광물업종에서는 알루코가 수익성과 성장성을 두루 갖춘 종목으로 평가됐다.
자동차부품업종 내 만도, 한국단자, S&T모티브도 나란히 매출과 이익이 개선되고 있다. 모두 친환경, 전장화 등 자동차 미래기술과 관련된 종목이다. 채희근 현대증권 연구원은 “능동안전시스템(ADAS) 등 스마트카와 연관된 기술 수요가 늘고 있어 관련 업체의 성장 가능성이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도 국내 상장사들의 불황형 흑자 구조가 지속됐다. 1분기 상장사들의 매출은 258조92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6.62%(17조2853억원), 순이익은 8.97%(17조2072억원) 증가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매출이 주춤한 가운데 허리띠를 졸라매 영업이익 성장세를 유지한 기업이 많다”며 “이런 불황형 흑자 구조를 뚫고 매출과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종목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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