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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개성공단 기업 정상화를 향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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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중단 100일, 기업 피해 가중
객관적 경제논리에 기반한 지원
기업도 자구노력해야 정상화 앞당겨

조봉현 <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촉발된 개성공단 전면 중단 사태가 벌써 100일이 지났다.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는 국가 안보와 국민 안위 차원에서 내린 불가피한 결단이었다. 북한의 추가적인 핵 위협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는 더욱 강화되고 있어 개성공단 재개는 당분간 쉽지 않아 보인다. 북한은 개성공단 폐쇄와 우리 측 자산 동결로 맞대응했지만, 다행스럽게도 개성공단 원부자재 및 완제품과 장비 등의 불법적 반출 움직임은 없다고 한다. 북한으로서도 개성공단을 완전히 포기하기엔 손실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개성공단은 앞으로가 더 문제다. 개성공단의 공장과 시설을 관리하지 않고 방치해 두면 남북관계가 호전돼 다시 문을 열어도 완전 복구가 어렵다. 시간이 갈수록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고통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일부 입주 업체들의 경영난은 심각하다. 입주기업과 영업기업, 협력업체의 임직원 실직 우려 또한 계속되고 있다. 그동안 정부는 입주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정부합동대책반’을 구성, 5차례에 걸쳐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입주기업의 도산을 막기 위해 경협보험금 조기지급, 기금·정책금융 상환유예, 남북협력기금 금리인하, 특별대출 패키지 등을 통해 5000억원 정도를 지급했다. 세제지원 분야에서는 국세·지방세 신고 및 납부기한 연장과 공과금 납부유예 등의 조치를 했다. 생산기반을 위해서 국내 대체공장 물색, 수도권 지역 대체공장에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지원, 창고지원 등의 대책으로 일부 성과가 나오고 있다. 고용유지지원금과 근로자생활안정자금 지원 등 개성공단 근로자를 위한 대책도 내놓았다. 고용을 유지하는 기업에는 기존 고용보험의 고용유지지원금(월 129만원)과 남북협력기금을 통해 6개월 동안 1인당 월 최대 65만원의 휴업수당 등을 지원해 왔다. 하지만 개성공단 기업으로서는 충분하지 않다고 느낄 것이다. 일부 기업은 늘어나는 피해로 기업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정부는 조만간 입주기업 피해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종합지원 대책을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다. 원부자재와 완제품 등 유동자산에 대한 실질적 지원책을 마련해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성공단 특수성으로 인해 증빙서류 제출이 곤란한 경우가 많은데, 이를 어떻게 합리적으로 처리할지와 피해지원 수준을 어디까지 할지가 관건이다. 객관적 증빙 확인은 원칙적인 기준이 돼야 한다. 정부가 증빙자료 잣대에 너무 얽매여 정황을 무시해서도 안 되겠지만, 기업이 관계 법령에 따른 신고절차도 따르지 않은 물품 등에 대해 과도한 피해 인정을 요구하는 것은 문제다. 합리적인 기준과 원칙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피해에 대한 정부 지원은 경영 정상화에 목표를 두고 있다. 개성공단 기업들의 특별한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정치논리보다는 경제논리에서 접근해 풀어나가야 한다. 정부의 재정 상황과 다른 기업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하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선에서 합리적인 원칙과 기준에 따라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정부는 피해지원 발표 및 지원 이후에도 사업재개 의지가 있는 기업에는 정상화가 이뤄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고 대책을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

북한은 최근 7차 노동당 대회에서 ‘경제·핵 병진노선’ 항구적 선언을 한 만큼 개성공단의 재가동은 더욱 멀어졌다. 북한이 남남갈등 조장 속셈으로 진정성 없는 개성공단 재가동 회담을 제의해올 가능성도 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단합된 모습을 보이면서 개성공단 사태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야 한다. 개성공단 사태는 정부의 신속한 지원책과 아울러 기업들이 자구 노력을 병행할 때 극복할 수 있다.

조봉현 <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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