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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트라우마에 추모관 외면하는 미국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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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심기 특파원) 뉴욕 맨해튼 남단의 있는 9·11 추모박물관이 방문을 주저하는 미국인을 끌어잡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2001년 9월 11일 미국 민항기를 이용한 자살테러로 무너진 110층짜리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 빌딩의 잔해위에 세워진 박물관은 204년 5월 문을 연 뒤 570만명이 다녀갔다. 하지만 이들중 뉴욕과 뉴저지, 코네티컷 주 등 맨해튼 인근 3개주에서 이 곳을 찾은 방문객 숫자는 전체의 20%에 그쳤다. 지난해 3개주에서 맨해튼의 명소인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을 찾은 비율인 41%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숫자다. 해외관람객 30%에도 훨씬 못미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당시 9·11테러의 희생자 대부분이 이들 3개주에 거주했던 점을 감안하면 의외의 숫자라고 전했다.

박물관의 보이지 않는 고민은 돈이다. 방문객들의 입장료로 채워야 할 운영비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WSJ는 박물관의 연간 운영비 7200만달러를 관람객이 낸 입장료로 충당하지 못해 모자라는 10%는 대부분 개인 기부자들이 메꾸고 있다고 전했다.

억만장자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개인적으로 제공한 저리의 신용한도 1500만달러는 현재 절반 수준인 750만달러로 줄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의 보증으로 금융기관서 750만달러를 빌린 것이다.

지난해 박물관이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이들 3개 주에서 사는 450명 응답자는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박물관을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밝지만 실제 박물관을 찾은 비율은 16%에 불과했다. 그나마 방문 계획을 세웠던 비율은 절반이 넘었고-실제 찾지는 않았다-나머지 3분의 1은 계획조차 세우지 않았다.

WSJ는 박물관을 피하는 가장 큰 이유가 9·11 테러 당시 현장이 그대로 보존된 박물관을 찾는 것이 고통스러웠던 당시를 떠올리게 된다는 점을 들았다.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다룬 홀로코스트 박물관 역시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방문계획이 없다고 밝힌 응답자중 약 30%는 “언제가 갈 수는 있겠지만, 지금은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답했다. 테러가 발생한지 약 1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미국인들의 가슴속에는 테러의 트라우마가 자리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끝)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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