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치와 거리를 둬온 ‘태풍의 눈’ 반기문 UN 사무총장(사진)이 25일 한국을 찾는다. 엿새간의 방한 일정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사다.
초점은 역시 반 총장의 내년 대선 출마 여부다. 아직 사무총장 임기가 남아있고 본인도 ‘유종의 미’를 강조해온 터라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잠재적 대권주자로서 반 총장의 거취를 두고 ‘대망론’과 ‘불가론’이 격돌하는 만큼, 이번 방한을 통해 반 총장의 의중이 어느 쪽에 있는지 가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대망론이 다시 부상한 것은 여당의 4·13 총선 패배가 직접적 원인이다. 당의 패배를 책임져야 하는 김무성 전 대표를 비롯해 낙선한 오세훈 전 서울장,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 당내 대권주자 후보군 대부분의 날개가 꺾였다. 마땅한 대권주자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반 총장 이외의 대안을 내놓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등 유력 대선후보들이 포진한 야권 상황과 맞물려 새누리당 내에선 반 총장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지낸 안홍준 새누리당 의원은 25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반 총장의 대권 도전을 ‘상수’로 놓고 “반 총장 자신이 강한 권력의지를 갖고 있다”면서 “반 총장은 야당 성향이 아니다. 야권에는 여러 대선후보들이 있어 반 총장을 영입할 분위기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당 내부에선 신중론도 있다. YTN 라디오에 출연한 정갑윤 국회부의장(새누리당)은 반 총장이 정치인이라기보다는 외교관, 행정가 성향인 점을 짚으며 “(대권후보로) 검증을 거쳐봐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충청 출신인 같은당 정우택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반 총장의 대권 도전 가능성은 반반으로 본다”고 전제한 뒤 “(반 총장이 대권 출마를 결심할 경우) 여권 후보 가능성이 높다. 충청 대망론에 대한 기대감이 크고 새누리당에 뚜렷한 대권후보가 없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반 총장의 대선 출마 자체가 UN 정신에 위배된다는 지적도 나와 주목된다. “사무총장 퇴임 직후 회원국이 어떠한 정부직도 제공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고, 사무총장 자신도 그런 직책을 수락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는 내용의 권고를 근거로 들었다.
UN 사무총장에서 물러난 뒤 특정 국가 고위 공직자를 맡은 전례가 없는 건 아니지만 통상 4~5년이 지난 뒤였다. 이런 점에서 반 총장이 퇴임 1년여 후 대선후보로 나선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박원순 서울시장은 반 총장의 대선 출마에 부정적 의견을 냈다. 그는 이날 오전 YTN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UN 사무총장으로서 여러 국가의 비밀 정보를 알게 되는데 특정 국가 공직자가 되면 이를 악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차원으로 안다. UN 결의문 정신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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