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재 기자 ]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Tesla)가 만도·엠에스오토텍과 손을 잡으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두 회사가 테슬라 효과 외에 실적 등 기대 요인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만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테슬라와 자율주행차를 공동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도는 2020년까지 완전 자율주행을 위한 '페일 세이프티(fail safety)' 기술을 공급할 예정이다. 페일 세이프티는 자율주행차에 오작동 등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안전 주행을 유지하도록 돕는 기술이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자율주행차 공동 개발 소식은 만도가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기업 가치가 오르는 등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테슬라와의 공동 개발이 당장 실적에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자율주행과 관련성이 큰 운전 보조 장치(ADAS) 판매 효과로 실적 개선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만도는 현재 운전 보조 장치와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AEB), 차선 이탈 경보 시스템(LDWS) 등의 기술을 보유하고 관련 제품을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운전 보조 장치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으며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60% 늘어난 600억원을 기록했다"며 "올해 분기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그동안의 부진을 벗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차 등 주요 고객사의 수출 또한 회복되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이 1190원까지 오르면서 수출 경쟁력 또한 청신호가 켜졌다"고 말했다. 그는 2분기 만도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5% 증가한 679억원, 매출은 4.7% 늘어난 1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엠에스오토텍은 지난 12일 테슬라와 '핫 스탬핑(Hot Stamping)' 부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내년 3분기부터 총 31종의 관련 부품을 생산, 공급할 예정이다. 핫 스탬핑은 자동차 무게를 줄이는 기술이다.
회사 측은 "미국 현지 공장 설립과 금형 생산을 마친 뒤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며 "연간 40만대 규모의 부품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핫 스탬핑 부품을 공급할 경우 북미지역 시장 진출도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연간 1000억~1300억원 가량의 매출 증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엠에스오토텍은 2012년 순이익이 전년보다 감소한 뒤 적자를 이어왔다. 환손실과 주요 자회사 부진 등이 원인이었다.
임 연구원은 "테슬라와의 계약을 통해 정체됐던 성장의 돌파구를 마련, 2017년까지 매출 증대 효과가 기대된다"며 "매출처가 늘어나고 전기차 관련 경험 또한 쌓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엠에스오토텍은 원가절감 노력과 단가조정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에 힘입어 1분기 영업이익률이 3.7%를 기록하는 등 수익성이 회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영업이익률은 5%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2시8분 현재 만도는 전거래일보다 7500원(3.81%) 오른 20만4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엠에스오토텍은 230원(3.24%) 상승한 7320원을 기록 중이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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