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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향기] 청송 사과축제 'MICE 콘텐츠' 접목해 새판 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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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축제 콘텐츠 한계 봉착…지난해 방문객 40% 급감

외국인 단체관광 유치 등 자문단 만들어 '해법찾기'

기업회의·학술대회 열 만한 기관·기업 발굴 작업도 시작



[ 이선우 기자 ]
국내 대표 사과 생산지인 경북 청송군에서는 매년 10월 말 사과 수확기에 맞춰 ‘청송 사과축제’가 열린다. 2004년 지역 특산물인 ‘청송사과’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시작한 이 축제는 올해까지 4년 연속 경상북도 최우수 지역축제에 뽑혔다. 나라 전체를 들썩이게 할 정도의 히트상품은 아니지만 지역 농가의 소득 향상, 도시브랜드 홍보 등 지역축제로서 역할은 충분히 해왔다는 평가다.

하지만 청송군은 지난해 축제를 마치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 축제 기간에 비가 내려 행사 운영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청송을 방문한 관광객이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사과축제 방문객은 전년 대비 40%(2014년 8만4539명) 줄어든 5만724명을 기록했다. 다른 지역 방문객이 2014년 7만8697명에서 4만579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사과축제 개최로 인한 경제적 파급 효과도 2014년 195억5500만원에서 지난해에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94억6500만원으로 급감했다. 최근 한동수 청송군수가 직접 사과축제 ‘새판 짜기’를 선언하고 나선 이유다.

한 군수는 “처음 사과축제를 개최할 때부터 사과가 워낙 대중적인 과일이다 보니 지속적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유발하는 킬러 콘텐츠로서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이상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다고 생각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새판 짜기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청송군은 이달 초 한국MICE협회에 청송 사과축제 개편을 위한 자문단 구성과 함께 6월 말까지 새로운 지역축제 콘셉트 제안을 의뢰했다. 지난해 10월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최초로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산업 육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만큼 해법을 MICE에서 찾기 위해서다. 새로운 지역축제 콘텐츠를 발굴하기 위해 지금까지 전면에 내세웠던 청송사과를 경우에 따라서는 과감히 포기할 수 있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김응수 한국MICE협회 회장은 “대부분 지역축제 프로그램이 소비자들의 관심과 수요보다는 자신들이 보여주고 싶은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문제”라며 “보다 많은 대중들이 호응하고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통해 자신들이 보여주고 싶은 것을 전달하는 전략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MICE협회도 청송 사과축제 새판 짜기를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주부터 협회 회원사와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 구성에 들어갔고 축제 기간에 맞춰 정기적으로 기업회의와 학술대회를 열 만한 기관·기업 발굴 작업도 시작했다. 축제를 관광상품으로 만들어 외국인 단체관광객을 청송으로 유치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김 회장은 “그동안 예산낭비, 단체장 치적 쌓기 등 지역축제가 안고 있는 문제점은 지적하면서도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려는 시도와 노력이 부족했다”며 “이번 청송 사과축제 개편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지역축제 발전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_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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