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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위한 행진곡' 덫에 걸린 협치 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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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처 "기념곡 지정·제창 불가"…두 야당 "협치 찢어버렸다"

정진석 "정부에 재검토 요청"
야당, 보훈처장 해임결의안 발의



[ 임현우 기자 ] 여·야·청 ‘협치 정국’이 노래 한 곡 때문에 깨질 위기에 놓였다.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대표의 청와대 회동에서 야권이 요청한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 민주화운동 기념곡 지정과 기념행사 제창에 정부가 불가 입장을 내놨다. 야당은 협치 정신을 깬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가보훈처는 16일 “올해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은 참석자 자율 의사를 존중해 합창단이 합창하고, 원하는 사람은 따라 부르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보훈처는 이 노래를 5·18 기념곡으로 지정해달라는 야당의 제안에도 “국경일과 기념일에 정부에서 기념곡을 지정한 전례가 없고, 애국가도 국가기념곡으로 지정되지 않았다”며 난색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박승춘 보훈처장에 대한 국회 해임촉구결의안을 공동 발의하기로 했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5·18 기념식장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 정부에 협조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대통령께서 협치와 소통을 강조한 합의문을 사흘 만에 잉크도 마르기 전 찢어버렸다”고 비판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보훈처에 유감을 나타내고 재검토를 요청했다.

보훈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해소되지 않고 있고, 국민 통합을 위한 행사에서 또 다른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며 “정부 입장을 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노래는 5·18이 정부기념일로 지정된 1997년 이후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까지 기념식에서 모든 참석자가 따라 부르는 ‘제창’ 방식이 유지됐다. 하지만 일부 보수단체의 문제 제기를 정부가 받아들여 2009년부터 합창단이 부르면 원하는 참석자만 따라하는 ‘합창’ 방식으로 변경됐다. 야당은 제창 방식으로의 회귀와 기념곡 지정을 요구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3일 회동에서 이와 관련해 “국론 분열이 생기지 않는 좋은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하겠다”고 답했다.

이 노래를 둘러싼 갈등이 보수·진보 이념 논쟁으로 확산하면 19대 국회 법안 처리와 20대 국회 원구성 협상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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