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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 째깍째깍 ③]벼랑 끝 굴뚝산업 대체할 동력 '제약·바이오' 첫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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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선희 기자 ] '골든타임'. 사고나 사건에서 인명을 구조하기 위한 초반의 금쪽 같은 시간(1~2시간)을 말한다. 재난 현장이나 병원 수술실이 아닌 한국의 주력 굴뚝산업에서 골든타임을 외치는 목소리가 높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저유가 속에 조선·해운은 물론 철강·석유화학 등이 잇따라 벼랑 끝에 몰리면서 구조조정의 골든타임이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산업발(發) 구조조정 강풍은 자본시장에도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한경닷컴]은 자본시장 최전선에 서 있는 증권사 리서치센터와 함께 총 3회에 걸쳐 구조조정이 증시에 미칠 여파를 짚어보고, 굴뚝산업을 대체할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할 곳을 찾아본다. <편집자주>

* 구조조정 관련 설문조사: 총 20개 증권사(미래에셋, 현대, NH, 한화, 대신, 삼성, 유안타, SK, 교보, 하이, 메리츠, 하나, KTB, 신영, 이베스트, HMC, 신한, 유진, IBK, 한국) 대상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며 한국경제의 성장을 주도한 전통 굴뚝기업들이 줄줄이 수술대에 올랐다. 국내 증권사들은 이들을 대신할 새 성장 동력으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콘텐츠 산업을 첫 손에 꼽았다.

◆ "제약·바이오, R&D로 부가가치 극대화"

한경닷컴이 국내 증권사 2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8곳(90%)은 차세대 유망 업종으로 제약·바이오·헬스케어를 지목했다.

현대증권은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주가가 오르면서 고객들의 수요(needs)가 급증했다"며 "관련 기업 탐방 횟수나 담당 애널리스트의 수도 점점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업종은 한미약품의 수출 계약 이후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며 "연구개발(R&D)을 통해 부가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업종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보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미용성형시장이 뜨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미용성형시장의 성장이 곧 제약 바이오 산업의 미래를 유망하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경쟁심화에 따른 성장 둔화 우려보다는 내수시장 성장, 해외시장 진출이 가속화되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해외 진출 등을 고려하면 높은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대비 주가수준) 프리미엄은 정당하다는 평가다.

SK증권은 "제약·바이오 산업의 투자회수기간이 타 산업대비 긴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며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꾸준히 투자해야 하는 산업"이라고 조언했다.

◆ "콘텐츠 기업, 밸류에이션 지속 상승"

증권사들은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산업 다음으로 콘텐츠 산업을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20곳 중 8곳(40%)이 미디어, 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한 콘텐츠 산업을 유망 업종으로 꼽았다.

양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흔히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사업은 흥행에 좌우된다고 여기기 쉽다"며 "그러나 콘텐츠 제작 경쟁력을 갖춘 업체의 밸류에이션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처해 있는 환경도 콘텐츠 사업자에게는 유리한 방향으로 변화중"이라고 덧붙였다.

내수시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국내 기업들이 끊임없이 해외 시장을 노크하면서 콘텐츠가 다양화·대중화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완성도 높은 콘텐츠 제공으로 한류 열풍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소프트웨어와 ICT산업(스마트카, 인공지능, 로봇 등)도 유망 산업군에 뽑혔다. 총 6곳(30%)이 러브콜을 보냈다.

인공지능(AI)·로봇산업은 전 산업군이 주목하는 업종이다. '세기의 대결'로 꼽히는 이세돌 9단과 알파資?대결을 계기로 기계가 인간을 대신할 수 있다는 점은 업계 안팎에 충격을 던졌다.

바둑을 넘어 인간을 대신해 운전하는 무인자동차 시스템이 가시화되면서 스마트카 산업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현재 구글은 사람의 운전을 배제한 레벨4 수준(운전자가 필요없는 완전자율차)을 양산하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 대부분의 완성차기업은 2020년까지레벨3 수준(운전자가 특정상황에서만 개입)의 자율주행차를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이외에 화장품(4곳), 패션(2곳) 등 소비재산업과 신재생에너지 등 환경(3곳), IT·모바일(2곳)을 주목했다.

삼성증권은 "화장품 및 패션업종은 국내는 물론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소비재산업"이라며 "내수 제품의 수출 확대가 지속되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소비재산업이 굴뚝산업을 대체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NH투자증권은 "굴뚝산업의 부진에 비해 소비재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는 분명 기대되는 부분"이라며 "다만 소비재산업은 국내 경제 내 비중이 크지 않아 성장 엔진으로서의 역할에 한계가 존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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