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새로 짜보는 가족 재테크 전략
[ 김은정 기자 ]
어린이날부터 어버이날까지 각종 기념일이 모여 있는 5월은 가족의 재테크 전략을 재점검하기에 적절한 시기다. 그 어느 때보다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기회가 많아서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재테크 우선순위를 세우고, 자녀와 부모의 재무 상태를 따져 중장기적인 자산관리 계획을 수립하기에 좋다는 얘기다.
가정의 달을 맞아 금융회사들은 자녀에게 재테크 첫걸음을 알려줄 수 있는 금융상품은 물론 갓 직장 생활을 시작한 사회 초년생과 은퇴한 고령자를 위한 금융상품까지 세대별 맞춤형 금융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보험회사들은 갖가지 보장과 함께 교육비 등 목적 자금을 안정적으로 마련할 수 있는 어린이보험을 선보이고 있다. 시중은행은 자녀 이름으로 적금에 가입하면 최대 연 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얹어주고 있어 0.1%포인트가 아쉬운 저금리 시대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지난달 말에는 기존 주택연금 제도를 활용해 고령층과 40~50대, 저소득층에 각각 혜택을 늘려 주택연금 가입 문턱을 낮춘 내집연금 3종 세트가 출시돼 은퇴 준비의 폭이 넓어졌다.
올 들어 정부가 국민 재산 늘리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비과세 해외주식 투자 전용펀드 등 굵직한 절세(節稅) 상품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가입 요건과 혜택을 꼼꼼히 살피면 세금도 아끼고 자산을 불리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저성장·저금리 기조에서는 절세가 무엇보다 중요한 재테크 수단이 된다. 전문가들은 소득과 재무 상태, 목돈이 들어갈 시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절세 상품마다 적절하게 자산을 나눠놓을 것을 권한다.
매월 일정한 소득이 있는 직장인이라면 연금저축 계좌를 활용해 연말정산 세액공제부터 챙기는 게 현명하다. 연간 1800만원까지 가능하며, 연 400만원에 한해 13.2%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노후에 연금으로 수령하면 3.3~5.5%의 이자소득세만 내면 되기 때문에 정기예금 이자소득세(15.4%)보다 유리하다. 기존 퇴직연금이 있는 직장인이 개인 돈을 넣어 만든 별도의 연금 계좌를 의미하는 개인형 퇴직연금(IRP)까지 합하면 최대 700만원 한도까지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한 단계 더 나아가 비과세 계좌를 활용해 좀 더 적극적으로 자금을 굴리는 방법도 있다. 지난 2월 7년 만에 부활한 비과세 해외주식 투자 전용펀드를 통해서다. 해외 주식에 60% 이상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하면 가입일로부터 10년간 비과세 혜택을 주는 상품이다. 해외 주식 매매와 평가차익뿐만 아니라 환차익까지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내는 절세 상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 계 쨈?금융회사별로 여러 개 개설할 수 있지만 납입 한도는 모든 금융회사를 합쳐 3000만원까지다.
그래도 여윳돈이 있다면 ISA를 이용하면 된다. 지난 3월 선보인 ISA는 한 달 반 만에 1조원이 넘는 자금을 모아 ‘국민 재테크 통장’으로 자리 잡았다. ISA는 연간 2000만원 한도에서 총 5년간 최대 1억원까지 가입할 수 있다. 한 계좌에 예·적금을 비롯해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을 한꺼번에 담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5년간 굴려 손실과 이익을 합한 순이익 200만원까지 세금을 매기지 않고, 200만원 초과 수익에 대해선 9.9%의 세금만 부과한다. 개별 상품에 따로 투자하는 것보다 세금을 아낄 수 있는 게 최대 장점이다.
집을 상속 대상으로 보는 자녀들의 반대가 걸림돌이긴 하지만 주택연금도 안정적인 노후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꾸준한 소득 창출이 자산관리의 핵심으로 부각되면서다. 집을 담보로 맡기고 평생 그 집에 살면서 매달 국가가 보증하는 연금을 받는다는 점에 매력을 느끼는 고령자가 늘어나고 있다.
금융당국이 새로 도입한 다양한 금융정보 사이트도 재테크 전략 수립에 쏠쏠한 도움이 된다. 올초 문을 연 ‘금융상품 한눈에’를 통하면 은행·저축은행·보험회사의 예·적금과 대출 금리 등을 한 번에 비교할 수 있다. 매월 얼마씩 몇 년간 저축할지를 정해 세후 실수령액까지 알 수 있다. 여신금융협회에서 운영하는 ‘카드포인트 통합조회’를 활용하면 각 카드회사에서 적립해준 포인트와 소멸 예정 포인트를 확인할 수 있다. 갑자기 사고를 당하거나 아플 때는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의 ‘보험가입 조회 서비스’를 이용해 그동안 가입한 보험상품 내역을 알아보면 된다.
각자 나이와 소득 수준, 처한 상황에 따라 실행 방법은 달라지지만 ‘부지런한 사람을 이기기 어렵다’는 말은 재테크에서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통하는 진리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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