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 마케팅' 뜬다
스타벅스 벚꽃 텀블러 등
제품 내놓으면 바로 품절
알라딘은 굿즈로 책 마케팅
90년대 H.O.T 다이어리 원조
아이돌 상품 마케팅서 확산
"상품 소유보다 취향 공유"
[ 이수빈 기자 ]
지난 2일 오전 11시 서울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 문이 열리자 기다리고 있던 100여명의 방문객이 지하 2층으로 앞다퉈 내려갔다. 이들이 찾아간 곳은 빙그레 옐로 카페. 긴 줄을 서서 계산하고 돌아서는 사람들 손에는 바나나맛우유 모양의 열쇠고리가 몇 개씩 들려 있었다. 열쇠고리는 한 시간도 채 안 돼 동났다.
지난 3월22일 스타벅스 대부분 매장에서 차를 젓는 도구인 ‘벚꽃 머들러’가 나오자마자 품절되는 일이 벌어졌다. 스타벅스는 매년 한정판으로 벚꽃 관련 상품을 선보인다. 벚꽃 텀블러와 우산 보온병은 3일 만에 다 팔렸다.
◆알라딘 굿즈 마니아도
‘굿즈(goods)’가 기업의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굿즈란 기업(브랜드)이나 연 뮌琯湧?팬을 대상으로 디자인한 상품이다.
열쇠고리부터 123만원짜리 헤드셋까지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굿즈는 ‘팬덤(fandom:한 대상을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집단)’ 문화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일반 상품과는 다르다.
빙그레 바나나맛우유 열쇠고리는 20~30대 레어템(희귀제품) 수집가들 사이에서 유명해져 ‘뚱바 키링(뚱뚱한 바나나우유 열쇠고리)’이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빙그레는 당초 이 제품을 하루에 100개씩만 팔 계획이었다. 하지만 매번 품절되자 1인당 5개까지 살 수 있게 하고, 하루 판매량을 800개로 늘렸다. 주말에는 최대 1000개까지 판다. 가격은 2000원이지만 중고거래사이트에서 6000원~1만원 사이에 거래된다. 바나나맛우유 제품 판매도 늘어났다. 올 들어 4월까지 바나나맛우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뛰었다.
인터넷 도서판매업체 알라딘도 굿즈 덕을 톡톡히 봤다. 지난해 책을 구매한 사람에게 물병을 나눠줬다. 세련된 디자인의 물병을 받기 위해 책을 구매한 사람들도 꽤 있었다는 게 회사 측 얘기다. 알라딘은 현재 특정 도서 포함 5만원 이상 구매한 소비자에게 도라에몽 북마크(책갈피) 등 굿즈를 준다. 알라딘이 도서 구매자에게 주는 굿즈는 수십가지에 이른다. 책 판매도 늘었다. 알라딘 매출은 2014년 14%, 2015년에 13% 증가했다. 최근 가구당 월평균 책 구매 비용은 2010년(2만1000원) 이후 매년 줄어들고 있다.
◆123만원짜리 엑소 이어폰
연예인의 인기에 기댄 굿 ?판매도 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삼성동 사옥에 슈퍼마켓을 열었다. 외국인이 많이 모이는 명동 L7호텔에는 굿즈 자판기를 설치했다. 이들 대형 기획사는 인터넷마켓인 굿즈숍도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파는 123만원짜리 ‘엑소 이어폰’은 가격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국내에서 굿즈란 말이 대중화된 것은 몇 년 안 되지만 과거에도 비슷한 개념의 제품이 있었다. 1990년대 H.O.T 다이어리, 젝스키스 목걸이 등 아이돌 관련 상품이 원조격이다.
전문가들은 굿즈를 통한 마케팅이 앞으로 더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파는 것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문화’이기 때문이다. 유원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스타벅스의 핵심상품은 커피가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이라며 “이를 동경하거나 충성도를 가진 소비자들이 스타벅스 문화의 일원이 되기 위해 굿즈를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예인들의 굿즈를 사는 것도 팬덤의 구성원이 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굿즈에는 ‘취향산업’이라는 키워드도 들어 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자신의 관심사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취향공동체가 향후 소비문화의 큰 축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 굿즈(goods)
일본 아이돌 팬 사이에서 유래한 말로, 브랜드·인물 등의 팬을 대상으로 디자인한 상품. 머천다이즈(MD)라고도 부른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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