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후 귀가하다 맨홀에 빠져 숨졌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단이 나왔다.
1일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부장판사 이진만)는 회식이 끝나고 만취한 상태에서 귀가하던 중 맨홀에 빠져 사망한 A 씨 유족들이 “유족급여 등을 줄 수 없다고 한 심사결과를 취소해 달라”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A 씨는 LG이노텍에서 근무하던 지난 2013년 12월 충북 청주 인근에서 회사 송년회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던 중 하수구 맨홀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A 씨를 포함한 직원 45명이 소주 90병을 마셨으며 A 씨는 혈중알콜농도 0.232%의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듬해 A 씨 유족들은 “A 씨가 사망한 것은 업무상 재해”라며 회사에 유족급여 등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A 씨가 자발적으로 회식에 참석한 것”이라며 거절했다.
이에 근로복지공단에 재심사까지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A 씨 유족들은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회사는 송년회를 회사 공식행사로 인정하고 있고 A 씨는 근로자로서 참석한 것”이라며 “이 회식은 업무상 회식이었기 때문에 음주를 강요하지 않았다는 회사 사정만을 들어 ‘A씨가 조심했어야 했다’고 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어 “평소 주량이 소주 5잔 정도인 A씨가 이 회식에서 소주 2병 정도를 자발적으로 마셨다고 할 증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신현정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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