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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혁명 상징' 카스트로, 하바나서 고별사…"시간은 모두에게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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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순(九旬)을 바라보는 쿠바 혁명의 상징 피델 카스트로(89)가 사실상 고별사를 했다.

카스트로는 19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에서 열린 쿠바 공산당 제7차 전당대회 폐회식에 참석해 "나는 곧 90살이 된다. 곧 다른 사람들과 같아질 것이며, 시간은 모두에게 찾아온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 이번이 내가 이 홀에서 말하는 마지막 순간이 될 것"이라고 말해 곧 다가올 자신의 죽음을 암시했다.

그는 "그러나 쿠바 공산주의 사상은 인간이 열성과 품위를 가지고 일하면 필요로 하는 물질적, 문화적 재화를 생산할 수 있다는 증거로 지구 상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를 성취하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카스트로는 평소처럼 푸른색 트레이닝 상의를 입고 대회장에 나타났다.

전당대회에 참석한 대표단 1000여 명은 기립해 "피델!"을 연호했고 그가 죽음과 관련된 언급을 할 때 일부 참석자들은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쿠바 국영 TV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카스트로는 지난해 7월 이후 9개월 간 대중 앞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다가 지난 9일 그가 아바나의 한 학교를 방문한 모습이 쿠바 TV에 방영됐다.

지난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쿠바 방문 직후에는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에 "미국의 선물은 필요 없다"는 글을 기고해 현안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1926년생인 카스트로는 1959년 풀헨시오 바티스타의 친미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고 쿠바 혁명을 이룩했다.

카스트로는 반세기 가까이 쿠바를 이끌다가 건강 문제로 2006년 친동생 라울 카스트로에게 정권을 넘기고 2008년 공식 직위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한경닷컴 뉴스룸 b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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