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화장품 등 협업
홈쇼핑은 자체브랜드 확보
[ 이수빈 기자 ] 의류 브랜드 ‘맥앤로건’은 창업 초기 연예인 의상을 주로 제작했다. 연예계에선 인지도가 있었으나 판로가 좁다는 단점이 있었다. 창업자이자 부부 디자이너인 강나영 씨(디자이너명 맥)와 강민조 씨(디자이너명 로건)는 홈쇼핑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2013년 현대홈쇼핑에서 티셔츠 트렌치코트 등을 선보인 것.
이후 매출이 급격히 늘었다. 강민조 씨는 홈쇼핑 방송에 출연해 의류 연출법 등을 조언했다. 맥앤로건은 작년 한 해 현대홈쇼핑에서 약 74만 세트를 판매했다. 3년 연속 현대홈쇼핑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했다.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홈쇼핑업계가 디자이너 협업 경쟁을 벌이고 있다. 맥앤로건과 같은 성공 사례가 이어지자 업체들이 앞다퉈 협업 브랜드를 내놓고 있다. 10일 현대홈쇼핑에 따르면 디자이너 브랜드 의류 매출은 2011년 약 230억원에서 작년 약 1790억원으로 5년간 6배 이상으로 뛰었다. 전체 의류 상품 중 디자이너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3%에서 작년 19%로 16%포인트 늘었다.
GS샵은 2012년 손정완 디자이너와 손잡고 ‘에스제이 와니’를 내놓은 이후 김서룡 홍혜진 리처드 차이 등 디자이너 15명과 잇달아 협업 브랜드를 선보였다. 디자이너 브랜드 상품 매출만 매년 1000억원이 넘는다.
CJ오쇼핑은 화장품 사업에서 디자이너와 협업하고 있다. 조성경(카티아 조) 디자이너를 자체 화장품 브랜드 ‘르페르’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했다. 캐비아 화장품 르페르는 2013년부터 누적매출 120억원을 기록한 CJ오쇼핑의 간판 브랜드다. 재구매율이 일반 화장품보다 세 배가량 높다. 회사 측은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디자이너와 협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홈쇼핑업체는 협업을 통해 자체 브랜드 상품를 확보함으로써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디자이너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기회로 활용한다. 김경연 CJ오쇼핑 온리원사업부 상무는 “유행에 민감한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데 디자이너와의 협업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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