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은빛 기자 ] 그간 패밀리 레스토랑의 확산을 선도했던 해외브랜드가 경쟁에서 밀리면서 사업철수나 매각을 선택하고 있는 반면 국내 토종 브랜드는 새로운 브랜드 론칭이나 시즌별 메뉴 도입 등으로 변화를 꾀하면서 약진하고 있다.
양식의 대중화와 웰빙 열풍이 불면서 국내 브랜드는 다양한 메뉴 도입에 초점을 맞췄지만, 기존의 단품메뉴 만을 강조해 온 아웃백, 베니건스는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말 아웃백은 매각 예비 입찰을 마쳤다. 앞서 매각 주관사인 HSBC증권은 국내외 유통기업과 사모펀드 8곳에 투자안내서(IM)를 보냈으며 본 입찰은 오는 5월 초순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아웃백은 2014년말부터 수익성이 떨어지는 34개 점포를 철수하면서 현재 매장 수는 56개로 줄었다.
점포 축소와 더불어 6년 만에 다시 매물로 등장한 만큼 몸값은 많이 떨어졌다. 처음 매물로 나왔던 2010년초 당시 아웃백코리아의 매각평가액은 3000억원대였지만, 현재 700~800억원 선에서 매각액이 책정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앞서 베니건스도 사실상 한국에서 사업을 철수했다. 지난 1월 서울역점을 폐점한 데 이어 롯데 강남점은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에 영업중단을 앞두고 있다.
이들은 기존 메뉴만 내세우고 신규 메뉴 개발엔 나서지 않으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반면 국내 브랜드인 애슐리와 빕스는 뷔페 형태와 시즌별 메뉴 도입을 기반으로 매장 수를 견고하게 유지하고 있다. 2013년부터 출점 제한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매장 확보보단 메뉴 차별화에 따른 매출 확대를 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랜드 외식사업부의 애슐리는 노후화된 매장이나 상권재배치를 통해 기존 매장을 원활하게 운영하는 데 중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애슐리는 이달 기준으로 141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말 144개, 2014년말 155개 매장 수를 기록한 바 있다.
애슐리 관계자는 "애슐리가 14년이나 되면서 기존의 노후화된 점포를 리모델링하거나 상권을 재정립하고 있어 점포 수에 차이가 나는 것"이라며 "이번달 부산 광안리에 켄트호텔 내 애슐리가 입점하며 앞으로도 적합한 상권에 맞춰 신규매장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도 현재 인천공항에 빕스 익스프레스를 포함해 91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출점 제한이 적용된 2013년부터 90개 규모로 매장을 유지해온 만큼 앞으로도 신규출점보단 기존 점포의 내실을 다지겠다는 계획이다.
롯데리아가 운영하는 T.G.I.프라이데이스(TGIF)의 경우 2013년 매장수가 52개까지 늘어났다가 최근 33개로 감소했다.
다만 아웃백의 자체적인 매장 수 축소와는 다르게 봐야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TGIF의 매장 수는 크게 변동이 없었고, 김찬성 쉐프 영입을 통해 메뉴를 강화하고 있다"며 "기존에 떠오 4?TGIF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인테리어 변경을 본사와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롯데리아는 TGIF의 기존 매장 수를 유지하는 반면 새롭게 론칭한 빌라드 샬롯의 매장 확대에 더 중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빌라드 샬롯은 유럽풍 홈메이드 컨셉으로 올해 롯데시티 호텔명동과 롯데 L7호텔에 추가로 입점해 총 6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패밀리 레스토랑의 단품 메뉴에선 가격거품이 있다고 인식한 소비자들이 늘었고, 국내 브랜드들은 가성비(가격대비 성능)와 뷔페 스타일을 선호하는 고객의 요구에 맞춰 변화하면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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