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데이터 분석 SW업체 누익스
[ 박진우 기자 ] 사상 최대 조세회피 자료 유출로 논란이 되고 있는 ‘파나마 페이퍼스’를 분석한 숨은 조력자가 있어 눈길을 끈다. 호주의 데이터 정리·검색 프로그램 개발업체 ‘누익스(NUIX)’다.
외신은 독일의 쥐트도이체차이퉁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방대한 분량의 파나마 페이퍼스를 분석하는 데 누익스의 데이터 정리·검색 프로그램(누익스)이 큰 역할을 했다고 6일 보도했다.
파나마 페이퍼스는 글로벌 은행 및 로펌이 정치인과 관료, 유명인의 조세회피를 도와주기 위해 정리한 2.6테라바이트 규모의 이메일(480만개), 이미지(100만개), PDF파일(200만개), 문서(32만장), 데이터베이스 명단(300만명) 등이다.
ICIJ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아버지, 시그뮌뒤르 다비드 귄뢰이그손 아이슬란드 총리, 영화배우 청룽, 프로축구선수 리오넬 메시와 그의 아버지 등의 조세회피 내역이 담긴 이 같은 자료를 폭로해 세계적인 파문이 일고 있다. 귄뢰이그손 총리는 5일(현지시간) 국민의 압박으로 전격 사임하기까지 했다.
누 枯병?파나마 페이퍼스처럼 구조화되지 않은 데이터를 정리·검색·분석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호주 시드니에 본사를 두고 200여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한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이메일을 간소화하는 방법을 고안하던 중 동료들과 함께 2000년 누익스를 설립했다.
누익스는 문서·동영상·사진을 식별하는 광학문자인식기술, 문맥 파악을 통한 검색기술 등 탄탄한 기술력으로 무장하고 있다. UN, 미국 국토안전부 비밀수사국을 포함해 세계 65개국의 정부부처와 법집행기관을 고객으로 뒀다.
안젤라 번팅 누익스 부사장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ICIJ가 수개월 내지 수년이 걸려도 하지 못할 일을 누익스가 2주 만에 가능하게 했다”고 말했다. ICIJ는 무료로 제공받은 누익스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1150만건의 파나마 페이퍼스를 전산화했다. 누익스의 문자식별 기술로 파나마 페이퍼스가 유출된 로펌 모삭폰세카의 고객 리스트와 조세회피 경로를 파악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ICIJ는 2013년부터 누익스를 상시 이용할 수 있는 컴퓨터를 마련해 탐사보도에 활용하고 있다. 2013년 조세회피 자료를 정리해 공개할 때도 누익스를 사용했다. 제러드 라일 ICIJ 대표는 “누익스는 파나마 페이퍼스뿐만 아니라 다른 유출 문서를 정리할 때도 없어서는 안 될 기술”이라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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