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포커스 - 수출 5대 강국 비교 분석
한국, 주력품목 '그 밥에 그 나물'
기계·차·철강·플라스틱 등 10위권서 순위만 바뀌어
경쟁국은 신품목 잇따라
중국, 차부품…대만은 화공품
일본, 광물성연료…독일은 항공기
한국, 수출지역 집중도 심화
대중 수출 비중 '사상 최고'…경쟁국은 수출선 다변화
[ 김재후 기자 ] 한국 중국 일본 독일 대만 등 수출 5대 강국 가운데 한국만 10대 주력 수출 품목이 10년째 그대로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상위 10대 지역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개 국가 중 한국만 ‘나 홀로’ 높아졌다. 역대 최장인 14개월 연속 수출이 감소하고 있는 한국으로선 수출 주력 품목과 지역 다변화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일, 항공기·우주선 주력 품목으로
24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요 수출국의 주력 품목과 수출시장 변화를 비교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10대 수출 품목은 2005년과 같은 것으로 조사됐다. 차량과 기계류 등의 일부 순위가 조금 변했을 뿐 전기기기 기계 자동차 선박 플라스틱 철강 광학기기 등의 품목은 10년째 변함이 없었다.
반면 중국 일본 독일 대만 등 다른 수출 경쟁국은 같은 기간(대만은 2008년 대비) 새로운 주력 품목이 등장하면서 변화가 활발했다. 중국은 10년 전에 없던 차량 및 부품을 지난해 627억달러어치 수출해 7위 품목에 올랐다. 일본과 대만은 석유화학제품의 일종인 광물성연료, 화학생산품 등이 각각 새로운 수출 먹거리로 등장했다. 독일 역시 고부가가치 산업인 항공기와 우주선 및 부품이 지난해 376억유로어치 수출돼 주력 품목으로 등장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반도체와 자동차 철강 조선 등 한국 주력 업종의 경쟁력이 지속되면서 주력 수출 품목의 변화가 없었던 측면도 있다”며 “하지만 중국 등 후발국의 추격이 빨라지면서 미래를 대비해 새로운 수출 동력을 찾아내지 못한 것이 최근 수출 부진의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10대 수출 품목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일본(85.7%→81.7%) 독일(71.6%→70.6%) 대만(83.9%→82.3%) 등이 낮아진 데 비해 한국은 85.6%에서 85.7%로 높아졌다.
수출 지역도 한국만 집중도 심화
경쟁국의 수출 지역이 다변화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의 수출 지역 집중도는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한국의 수출 상위 10개국의 비중은 2005년 65.5%에서 2015년 66.7%로 높아진 반면 중국(69.6%→59%) 일본(72%→70.5%) 독일(61.1%→59.3%) 대만(82.5%→79.4%) 등은 낮아졌다.
수출 1위 대상국 의존도도 한국만 높아지는 추세다. 전체 수출에서 대(對)중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년간 21.8%에서 26%로 커졌다.
이에 비해 중국의 수출 1위 대상국인 미국 의존도는 21.4%에서 18%로 낮아졌고, 일본 역시 22.5%에서 20.1%로 떨어졌다. 대만도 중국 의존도가 36.9%에서 25.4%로 크게 낮아졌다.
수출 다변화에 앞선 독일
유럽 수출 강국인 독일은 5개 국가 가운데 품목과 지역이 가장 다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5개 국가 중 수출 1위 품목이 20%를 넘지 않은 나라는 독일이 유일했다. 독일의 지난해 수출 1위 품목인 차량 및 부품 비중은 18.9%였다. 수출 1위 품목도 5개 국가 중 유일하게 바뀌었다. 10년 전 1위 품목은 원자로 등 기계류였다.
수출 1위 대상국은 프랑스에서 미국으로 넘어갔다. 1위 대상국 비중도 9%대로 가장 낮았다. 품목과 지역 다변화에 힘입어 독일의 수출액은 2005년 7804억유로에서 지난해 1조1062억유로로 40% 넘게 늘었다.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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