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으로 인정받으면 중국 유리"
[ 이정선 기자 ]
남중국해의 난사군도(南沙群島)에 속한 작은 섬 이투아바(사진)가 이 일대 영유권 분쟁의 새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투아바를 섬으로 볼 것이냐, 아니면 암초로 간주하느냐에 따라 난사군도를 둘러싼 주변국 이해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956년부터 이투아바를 실효 지배 중인 대만은 ‘섬’의 요건을 갖추기 위해 이곳에 167명의 해양경찰을 주둔해 호박, 옥수수, 양배추 등을 재배하고 염소, 닭을 키우고 있다. 또 이투아바에는 4개의 우물이 있어 난사군도 섬 가운데 유일하게 식수가 나온다. 대만은 2006년부터 이곳에 비행장을 건설했다.
UN 해양협약에서는 사람이 거주할 수 있으며 식수가 나오는 곳을 섬으로 간주하고 있다. 섬으로 인정받으면 12해리의 영해와 200해리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을 확보할 수 있다. 식수가 없어 사람이 거주할 수 없으면 암초로 간주되며 12해리의 영해만 인정받는다.
필리핀 정부는 이투아바가 자연섬이 아니라 암초라고 주장하며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에 분쟁 조정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PCA가 올여름께 판결을 내릴 전망이어서 이투아바 분쟁 당사국인 대만과 필리핀은 물론 중국 베트남 등 난사군도 영유권 분쟁에 휩싸인 주변국에도 적잖은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WSJ는 이투아바가 섬으로 인정받으면 난사군도는 물론 대만까지 자국 영토로 주장하는 중국의 영향력이 한층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투아바는 중국이 매립공사로 최근 확장한 융수자오섬에 이어 난사군도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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