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결핵 안심국가 실행계획
발병 후 치료서 예방으로 전환
모든 감염자 치료비 전액 지원
[ 고은이 기자 ] 정부가 내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 학생과 만 40세가 된 국민을 대상으로 ‘잠복결핵’ 검사를 시행한다. 잠복결핵으로 진단받은 사람은 치료비 전액을 국가가 지원한다.
정부는 24일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결핵 안심국가 실행계획’을 확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결핵 발생률을 2025년까지 선진국 수준으로 낮춘다는 목표다. 2014년 기준 OECD 회원국의 결핵 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12명인데, 한국은 86명에 달한다. 10만명당 사망률도 OECD는 0.7명이지만 한국은 3.8명으로 높은 수준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한국에서 결핵으로 2300여명이 사망했다.
6·25전쟁 후 위생이 열악하던 시절 결핵균에 노출됐다가 뒤늦게 발병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잠복 감염(감염됐지만 발병하지 않아 증상이나 전염성이 없는 경우)’이 문제가 되는 이유다. 노화 등의 이유로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발병한다. 보통 잠복결핵자의 10%가 결핵을 앓는다. 처음엔 대부분 감기라고 珝▤?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주변에 결핵균을 퍼뜨릴 수 있다. 국내 잠복결핵자는 15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복지부는 발병 이후 치료에만 초점을 맞춘 기존 결핵정책의 패러다임을 잠복결핵 발견과 예방으로 완전히 바꾸기로 했다. 이를 위해 결핵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하는 연령인 고교 1학년 학생(연간 60만명)과 생애전환기 건강검진 대상인 만 40세 국민(85만명) 전체를 대상으로 2017년부터 잠복결핵 검사를 시행한다. 징병 신체검사 때도 잠복결핵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또 어린이집과 학교, 병원, 산후조리원 직원이라면 연령과 상관없이 의무적으로 잠복결핵 검진을 받아야 한다. 잠복결핵 검사는 전국 보건소에서 무료로 해주기로 했다.
잠복결핵으로 확인되면 3~4개월 동안 약을 먹으면서 치료받는다. 치료비는 전액 국가가 지원한다. 잠복결핵 치료를 받으면 90% 정도 발병을 예방할 수 있다. 결핵이 발병한 환자 역시 치료비가 무료다. 결핵 환자는 결핵약을 6개월가량 꾸준히 복용하면 대부분 완치가 가능하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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