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제사·의사·손해사정인 등 전문직도 상당부분 대체 예상
작가·변호사·화가·교수 등 대인관계·감성형 직업은 유지
[ 백승현 기자 ]
택배기사와 청원경찰, 주유원 등의 직업은 인공지능(AI)이나 로봇이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의사와 손해사정인, 관제사 등 전문직도 상당 부분 인공지능 영역으로 편입될 것으로 전망됐다.한국고용정보원은 국내 주요 직업 406개 중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을 활용한 자동화 등으로 직무가 대체될 확률이 높은 직업을 분석해 24일 발표했다.
이 연구는 영국 옥스퍼드대 마이클 오스본 교수 등의 ‘미래 기술 영향’ 연구를 활용했다. △정교한 동작이 얼마나 필요한지 △창의력이 어느 정도 필요한지 △예술과 관련한 일인지 △사람을 파악해 협상·설득하는 일인지 △서비스 지향적인지 등이 대체 가능성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다.
연구에 따르면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위험이 높은 직업 1~5위는 콘크리트공, 정육·도축원, 고무·플라스틱제품 조립원, 청원경찰, 조세행정사무원 순이었다. 이들 직업은 업무 수행 과정이 단순 반복적이고 정교함이 떨어지는 동작을 하거나,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이 상대적으로 적은 특징을 보인다고 고용정보원은 설명했다.
전문직 중 손해사정인(40위), 일반의사(55위), 관제사(79위) 등은 인공지능에 직무가 넘어갈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손해사정인은 인공지능의 수리적 계산 능력이 인간보다 월등히 뛰어나다는 점에서, 관제사는 비행기 이·착륙 순서나 비행기 간 거리 유지 등 오차를 허용하지 않아야 하는데 인공지능의 정확성이 훨씬 뛰어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질병 진단과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약 처방 등 일반 의사 역할도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상대방을 설득하거나 협상이 필요한 직업, 감성이 필요한 직업은 대체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대표적인 직업이 작가(404위), 대학교수(386위), 기자(369위), 판·검사(306위), 변호사(279위) 등이다.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확률이 낮은 직업 1~5위는 화가·조각가, 사진작가, 작가, 지휘·연주자 및 작곡가, 애니메이터(애니메이션 작가) 순이었다.
박가열 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인공지능의 직무 대체는 2020년을 전후해 시작될 전망이지만 막연히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며 “다만 근로자가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도록 국가 차원의 ‘생애진로개발 전문가’를 양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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