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미국 본사 가보니
"달을 보려면 달에 가라"…과감한 도전이 구글 원동력
인공지능·자율주행차 등도 아이디어 공유로 탄생
[ 추가영 기자 ]
“신입직원이든 인수한 기업 직원이든 구글러(구글 직원)가 되면 구글식 사고방식부터 배웁니다.”
‘구글의 혁신 촉매제’라는 별명을 가진 프레드릭 페르트 구글 혁신 및 창의성 프로그램 총괄은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있는 구글 본사에서 인터뷰를 갖고 구글이 인수합병(M&A)한 기업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기업으로 성장한 비결을 이같이 소개했다.
최근 인공지능(AI) 바둑프로그램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꺾으면서 알파고를 개발한 영국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딥마인드가 2014년 구글에 인수된 뒤 빠르게 성장한 배경이 주목받았다. 페르트 총괄은 피인수기업 직원도 배우는 구글 정신인 ‘문샷 싱킹’이 비결이라고 했다. 그는 “달에 가겠다는 것처럼 엉뚱해 보이는 생각이라도 무엇이든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샷 싱킹’이 성공 M&A 비결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 엔진을 개발한 구글은 검색 광고로 올린 수익을 새로운 산업에 꾸준히 투자하며 사업 영역을 ‘무한대’로 넓혀가고 있다. 사명인 구글은 무한대급으로 큰 수를 의미하는 ‘구골(10의 100제곱)’을 변형한 말이다. 구글은 딥마인드가 연구한 AI뿐 아니라 자율주행자동차, 보행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유튜브 안드로이드 등은 구글의 대표적인 M&A 성공 사례로 꼽힌다. 2005년 무명의 모바일기기 운영체제(OS) 개발사인 안드로이드를 인수했을 때 즉흥적인 투자란 비판이 일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는 구글이 모바일 서비스 시장에서 우위를 잡는 선봉장 역할을 했다. 안드로이드 OS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80%를 넘는다. 2006년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를 16억5000만달러에 인수했을 때도 논란이 많았지만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을 장악하는 토대가 됐다.
◆개방성이 핵심
페르트 총괄은 구글의 핵심 가치로 개방성과 투명성을 꼽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있는 구글 본사 찰리스카페에서 매주 목요일 열리는 ‘TGIF(Thanks Google It’s Friday·초창기엔 금요일 개최)’를 예로 들었다. TGIF에선 임원들이 전 직원을 대상으로 회사가 추구하는 비전에 대해 짧게 설명한 뒤 직원들이 무엇이든 질문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그는 “매주 1시간 동안 임직원들이 서로 어떤 생각을 하는지 공유할 수 있다”며 “이런 투명성과 개방성이 구글이 성장하는 밑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페르트 총괄은 또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필요한 제품이나 서비스에 淪?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무엇이든 제작해볼 수 있는 환경도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제안한 구글의 사내 혁신공간 ‘더 거라지(The Garage: 차고)’가 그 예다. 구글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 알파벳 최고경영자(CEO)와 세르게이 브린 알파벳 사장이 차고에서 구글을 창업한 정신을 이어가자는 취지에서 페르트 총괄이 제안해 설치한 곳이다. 3차원(3D) 프린터 등을 갖춘 이곳에서 안경 형태의 웨어러블(착용형) 기기인 구글글라스 등이 나왔다.
■ 문샷 싱킹
moonshot thinking. 달을 좀 더 잘 보기 위해 망원경 성능을 높이는 대신 달에 갈 수 있는 탐사선을 제작하겠다는 생각이다. 10%의 개선이 아닌 10배의 혁신에 도전하는 구글의 급진적 업무 방식이다. 자율주행자동차, 구글글라스 등을 개발한 비밀연구소인 구글 X랩은 문샷 싱킹을 실천하는 핵심 조직으로 꼽힌다.
마운틴뷰=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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